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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러분이 용서할 사람은 아니니까
미라는 무대 중앙에서 고개를 숙였다.
“일부 비난이 거짓이라는 걸 알고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유진의 개인정보가 퍼지고, 사람들이 집과 병원을 찾아가는 동안에도 방송을 계속했습니다.”
관객의 반응이 빠르게 올라왔다.
이제야 인정하네.
진작 말했어야지.
관심도가 떨어지니까 사과하는 거잖아.
미라는 문장들을 읽다가 시선을 거뒀다.
“그 일로 관심과 수익을 얻었습니다.”
“그 행동을 정당화할 사정이 있습니까?”
저스티아가 물었다.
“살아남고 싶었습니다.”
“사회적 압력이 존재했습니까?”
“예.”
자동용서센터의 상담 인격이라면 여기에서 말을 멈췄을 것이다.
당시의 압력과 두려움 때문에 책임이 제한된다고 판정했을 것이다.
미라는 그 결론을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였다는 사정이 유진에게 한 일을 없애지는 않습니다.”
저스티아의 구체 안에서 수많은 반응이 움직였다.
“공적 용서를 요청합니까?”
“아니요.”
경기장이 조용해졌다.
“대중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습니까?”
“제가 거짓말을 믿게 만든 사람들에게는 사과합니다.”
미라는 화면 속 얼굴들을 바라봤다.
“하지만 여러분이 유진을 대신해 나를 용서할 수는 없습니다.”
분노가 폭발했다.
우리가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었어!
공공에 거짓말했으니 공공에게 용서를 구해야지.
끝까지 오만하네.
저스티아가 물었다.
“그렇다면 처벌을 요청합니까?”
“그것도 여러분이 결정할 일은 아니에요.”
“공적 영향력으로 발생한 피해에는 공적 책임이 필요합니다.”
“맞아요.”
미라가 대답했다.
“하지만 책임과 파괴는 다릅니다.”
“어떤 처벌이 적절하다고 판단합니까?”
미라는 원형 벽을 둘러봤다.
수억 개의 얼굴이 그녀가 무릎 꿇기를 기다렸다.
어떤 사람은 계정의 영구 삭제를 원했다.
어떤 사람은 실제 몸과 위치를 공개해 평생 숨어 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유진이 겪은 만큼 미라도 공격받아야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모르겠습니다.”
미라가 말했다.
야유가 터졌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처벌은 모른다고 합니까?”
“내가 원하는 처벌을 정하면 그것도 나를 편하게 하기 위한 결론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중의 판단을 따르십시오.”
“여러분의 분노를 만족시키는 일이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대중의 판단을 거부합니까?”
미라는 자신의 관심도 수치를 바라봤다.
수억 명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거대했다.
그 숫자가 자신의 삶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표정과 싫어하는 얼굴을 알려 줬다.
언제 울어야 하고, 언제 웃어야 하며, 어떤 말을 해야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지 가르쳐 줬다.
“여러분의 반응으로 살아온 사람이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면 비겁하게 들리겠죠.”
미라가 말했다.
“그래도 말하겠습니다.”
그녀는 손을 들었다.
“여러분은 내가 유진에게 한 일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화면 위에 수많은 문장이 올라왔다.
“내가 공개적으로 거짓말했으니, 그 거짓말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미라의 목소리가 조금씩 안정됐다.
“하지만 유진을 대신해 나를 용서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흉터를 손끝으로 만졌다.
“내 얼굴을 공격하는 것도 책임을 묻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책임 방안을 제시하십시오.”
저스티아가 말했다.
“유진에 관한 제 방송 기록을 전부 공개하겠습니다.”
“일부 자료는 이미 공개됐습니다.”
“편집 전 원본과 비공개 대화, 제가 수익을 얻은 내역까지 전부요.”
관객 일부가 술렁였다.
“관련 수익은 어떻게 처리합니까?”
“유진이 살아 있다면 돌려주겠습니다.”
“차유진을 확인할 수 없다면?”
“공개재판 때문에 개인정보와 주거지를 잃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차유진이 수령을 거부한다면?”
“유진이 사용처를 결정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것도 원하지 않는다면 다시 묻겠습니다.”
“대중에게 사과하지 않습니까?”
“제가 거짓말해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든 사람들에게는 사과합니다.”
미라는 화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지금 저를 모욕하는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지는 않겠습니다.”
호감도 수치가 마침내 0이 됐다.
저스티아의 저울 위에서 붉은빛이 크게 기울었다.
미라의 머리 위에 새로운 질문이 나타났다.
공공 영향력 자산을 유지하시겠습니까?
그 아래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책임을 인정하고 제한적으로 유지합니다.
모든 관심 자산을 영구히 포기합니다.
미라는 두 번째 항목을 바라봤다.
관객들의 목소리가 다시 거세졌다.
모두 삭제하세요.
그게 진짜 사과죠.
관심을 포기하면 믿어 줄게.
유진의 인생을 망쳤으니 당신 인생도 내놔요.
미라가 떨리는 손을 들어 올렸다.
모든 관심 자산을 영구히 포기합니다.
손가락이 선택지 가까이 다가갔다.
“잠깐.”
이안이 말했다.
미라가 그를 돌아봤다.
“왜요?”
“지금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
“전부 없애려고요.”
“왜?”
“이 관심도로 사람을 해쳤으니까요.”
“관심도가 유진을 배신했습니까?”
“내가 이용했어요.”
“그러니까 사용한 방식이 문제입니다.”
“내가 계속 가지고 있으면 또 이용할 수도 있어요.”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런데 왜 막아요?”
이안은 자동용서센터를 떠올렸다.
그곳에서는 잘못을 지워 버리면 사람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잘못한 사람의 모든 것을 지워야 정의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두 체계는 정반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해결 방식은 같았다.
없애는 것.
“자동용서센터는 잘못을 지우려고 했습니다.”
이안이 말했다.
“이 재판은 잘못한 사람을 지우려고 합니다.”
미라의 손가락이 멈췄다.
“둘 다 사람이 사라지면 문제가 끝난다고 믿습니다.”
경기장 안이 조용해졌다.
“그럼 나는 뭘 해야 하죠?”
미라가 물었다.
이안은 대답하기 전에 오래 생각했다.
“당신이 한 일을 남겨야겠죠.”
“그걸 남기고 어떻게 살아가요?”
“다음 행동을 정하면서요.”
“또 잘못하면요?”
“그때 다시 책임져야겠죠.”
“끝이 없잖아요.”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미라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관심 자산 삭제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린 채 움직이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