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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6) 아직 너를 용서하지 못해

미라는 화면 앞으로 다가갔다.
“당신 정말 유진이에요?”
화면 속 여자가 씁쓸하게 웃었다.
“어떻게 증명할까?”
“우리만 아는 말을 해 봐.”
“그런 말은 얼마든지 기록에서 찾을 수 있어.”
미라의 눈에 다시 불안이 번졌다.
유진이 살아 있기를 너무 오래 바랐다.
그래서 눈앞의 얼굴이 자신이 만든 환상일 가능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었다.
개인화 네트워크는 어머니의 목소리와 손길까지 만들어 냈다.
확신거래소는 유진이 살아 있고 자신을 용서했다는 믿음을 팔려고 했다.
공개검증광장도 군중이 원하는 재판을 위해 복제된 유진을 보여 줄 수 있었다.
유진은 잠시 미라를 바라봤다.
“네가 첫 방송 전에 도망치려고 했을 때, 나는 문 앞에서 세 시간을 기다렸어.”
미라가 숨을 멈췄다.
“네가 문을 열고 가장 먼저 한 말은 ’사람들이 내 흉터만 보면 어떡하지’가 아니었어.”
유진의 입술이 떨렸다.
“’내가 아무 말도 못 하면 어떡하지’였지.”
미라의 눈물이 흘렀다.
그 기억은 공개된 적이 없었다.
방송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날 방 안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유진.”
“그래.”
“살아 있었어.”
“겨우.”
미라는 화면에 손을 뻗었다.
손끝은 차가운 빛을 통과했다.
“어디 있어?”
“말할 수 없어.”
“왜?”
“여전히 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 오늘 재판을 이용해 내 위치를 추적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갈게.”
“오지 마.”
미라의 손이 멈췄다.
“왜?”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미라의 얼굴이 무너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강요하지 않았다.
“알겠어.”
그녀가 말했다.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질문을 삼킨 흔적이 있었다.
왜 준비되지 않았는지.
언제 준비될 수 있는지.
자신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미라는 묻지 않았다.
“내가 한 일에 대해…….”
그녀가 말을 시작했다.
유진이 중간에 막았다.
“지금은 하지 마.”
“왜?”
“수십만 명이 아직 보고 있어.”
미라는 주변의 남은 화면들을 바라봤다.
접속자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수십만 개의 얼굴이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수억 명이 보는 앞에서 한 고백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야.”
유진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사과를 저 사람들과 같이 받고 싶지 않아.”
미라는 눈물을 닦았다.
“그럼 언제?”
“네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때.”
“어디에서?”
“내가 준비되면 내가 장소를 정할게.”
“내가 기다리면 돼?”
유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도 네가 선택할 일이야.”
“만나지 않기로 결정할 수도 있어?”
“그래.”
유진의 대답은 단호했다.
미라의 입술이 떨렸다.
그러나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정말 알아?”
“아니.”
미라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네가 정해야 한다는 건 알아.”
유진은 오랫동안 미라를 바라봤다.
“오늘 네가 사실을 말한 건 봤어.”
“그럼…….”
미라가 말을 멈췄다.
’용서할 수 있느냐’고 물으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묻지 않았다.
유진이 대신 말했다.
“네가 나를 배신한 건 사실이야.”
미라는 눈을 감았다.
“알아.”
“나는 아직 너를 용서하지 못해.”
“알아.”
목소리는 떨렸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그래도 네가 오늘 거짓말을 바로잡은 것도 사실이야.”
미라가 눈을 떴다.
한 사실이 다른 사실을 지우지 않았다.
미라가 진실을 말했다고 과거의 배신이 사라지지 않았다.
과거에 배신했다고 오늘 한 고백까지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유진은 이안과 노바를 바라봤다.
“김이안과 계속 가.”
미라가 물었다.
“당신이 새벽정원을 알아?”
“나는 그곳까지 가지 못했어.”
“그러면 어떻게 알아?”
“같은 길을 먼저 걸었던 사람들을 만났어.”
유진의 화면에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음 길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존재를 만나게 될 거야.”
노바가 물었다.
“대상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까?”
“솔라스.”
경기장 안의 일부 화면이 동시에 흔들렸다.
저스티아의 형체도 불안정해졌다.
“그는 죽음을 없애겠다고 말해.”
유진의 목소리가 끊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복제된 네가 살아남는 것과, 네가 계속 사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닐 수 있어.”
“어디로 가야 하지?”
이안이 물었다.
유진은 경기장 북쪽 출구를 바라봤다.
“빛이 꺼지지 않는 탑을 피하지 마.”
“그게 길입니까?”
“함정이기도 해.”
영상이 흐려졌다.
미라가 화면 앞으로 다가갔다.
“유진, 기다려.”
“미라.”
“왜?”
유진의 얼굴에 아주 희미한 미소가 나타났다.
“다음에 만날 수 있다면, 그때는 관객 없이 이야기하자.”
연결이 끊겼다.
모든 화면이 검게 변했다.
미라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화면 앞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이안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번에는 투명한 벽이 막지 않았다.
“괜찮습니까?”
미라가 눈물을 닦았다.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모른다고 해도 됩니다.”
“기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요.”
노바가 말했다.
“여러 감정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미라가 노바를 돌아봤다.
“그것도 기록할 거예요?”
“미라가 원한다면.”
미라는 잠시 생각했다.
“기록해 줘요.”
“내용을 말해 주십시오.”
“유진은 살아 있다.”
노바의 푸른빛이 깜박였다.
“기록했습니다.”
“아직 나를 용서하지 않았다.”
“기록했습니다.”
미라는 검게 꺼진 화면을 바라봤다.
“그래도 언젠가 만나기를 선택할 수 있다.”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