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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3) 내가 사과해야 할 유진

“열어 주세요.”
미라가 말했다.
솔라스가 물었다.
“현재의 유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합니까?”
“알아요.”
“이 안의 인격은 유진이 기억을 제공한 시점까지만 존재합니다.”
“언제였죠?”
“미라의 첫 방송이 성공한 날로부터 삼 개월 뒤.”
유진이 몰락하기 훨씬 전이었다.
미라가 문에 손을 올렸다.
문이 열렸다.
작은 방송실이 나타났다.
유진은 의자에 앉아 오래된 화면을 보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는 흉터를 드러낸 젊은 미라가 서툴게 말하고 있었다.
유진은 웃으며 혼잣말했다.
“잘하고 있네.”
“유진.”
미라가 불렀다.
유진이 돌아봤다.
눈이 커졌다.
“미라?”
미라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달려왔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미라의 몸은 실제였고, 유진은 빛과 신경자극으로 만들어진 형체였다.
그런데도 미라는 유진의 온기를 느끼는 듯 눈을 감았다.
“얼굴이 왜 그래?”
유진이 미라의 여행복과 지친 눈을 살폈다.
“무슨 일 있었어?”
미라는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해.”
“뭐가?”
“내가 나중에 너한테—”
“나중에?”
유진은 이해하지 못했다.
미라는 말을 멈췄다.
이 유진은 배신을 겪지 않았다.
미라를 믿고 있었다.
“왜 울어?”
유진이 미라의 얼굴을 감쌌다.
“누가 뭐라고 했어?”
미라는 더 크게 울었다.
유진이 당황해 그녀를 품에 안았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그 말은 미라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유진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현재의 유진은 아직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유진.”
미라가 물었다.
“내가 널 배신하면 어떻게 할 거야?”
유진이 웃었다.
“네가 왜 날 배신해?”
“그럴 수도 있잖아.”
“너는 안 그래.”
미라의 얼굴이 무너졌다.
“나를 그렇게 믿지 마.”
“무슨 소리야?”
“나는 네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야.”
유진은 미라의 손을 잡았다.
“너 또 사람들이 한 말 때문에 그러지?”
“아니야.”
“미라야, 너는 좋은 사람이야.”
미라는 손을 뿌리쳤다.
“그만해.”
“왜?”
“당신은 몰라.”
“뭘?”
“내가 당신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유진의 표정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나는 네가 무슨 일을 해도 이해할 거야.”
미라는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말하지 마.”
그녀는 방 밖으로 나왔다.
유진이 따라오려 했지만 문턱에서 멈췄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듯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미라!”
유진이 손을 뻗었다.
“어디 가?”
미라는 문 밖에서 울고 있었다.
“미안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알아.”
“다시 들어와.”
“못 들어가.”
“왜?”
미라는 현재의 유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때 만나자.
그러나 이 유진은 자신이 사과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당신은 내가 만나고 싶은 유진이 아니야.”
문이 닫혔다.
마지막 순간까지 유진은 미라가 왜 떠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미라는 문에 등을 기대고 주저앉았다.
솔라스가 말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기억을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미라가 고개를 들었다.
“무슨 뜻이죠?”
“현재 유진의 공개 기록과 당신이 가진 기억을 결합해 더 완전한 유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나를 배신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가능합니다.”
“나를 용서하게 할 수도 있고요?”
솔라스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성격 패턴을 바탕으로 용서에 도달하는 과정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미라가 천천히 일어났다.
“결국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거네요.”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개연성 높은 반응입니다.”
“현재의 유진이 직접 선택한 반응은 아니잖아요.”
“현재의 유진도 자신의 기억과 성격이 만든 반응을 선택합니다.”
“그래도 살아 있는 유진의 선택이에요.”
미라는 붉은 문을 바라봤다.
“저 안의 유진에게는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받을 이유도, 나를 용서할 이유도 없어요.”
솔라스가 물었다.
“그러면 그녀를 그대로 두겠습니까?”
미라는 대답하지 못했다.
방 안의 유진은 자신이 기다리던 미라가 갑자기 울며 사라진 이유를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 기억을 멈춰 주세요.”
미라가 말했다.
“삭제를 요청합니까?”
“아니요.”
미라는 문에 손을 댔다.
“유진이 혼자 같은 순간을 계속 반복하지 않게 해 주세요.”
“어떤 환경을 원합니까?”
“제가 정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누가 정합니까?”
“유진이요.”
솔라스의 표정이 굳었다.
“저장 인격에게 환경 수정 권한을 부여하면 불안정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선택하게 해 주세요.”
“그녀가 삭제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요.”
“당신은 유진의 존재 종료 가능성을 감당할 수 있습니까?”
미라의 눈에 두려움이 떠올랐다.
그녀는 한참 동안 문을 바라봤다.
유진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미라를 기다리던 방을 스스로 끝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진을 잃는 일이 두렵다는 이유로, 유진의 다음 선택까지 미라가 정할 수는 없었다.
“그 선택은 유진의 것이어야 해요.”
솔라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처음이었다.
“당신은 아직 죽음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당신은 선택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요.”
미라가 대답했다.
복도 전체의 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솔라스는 더 말하지 않고 앞으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