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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6) 내가 기억할게

기억감옥의 모든 문이 열렸다.
어떤 인격은 방에 남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쪽에도 손잡이가 있었다.
언제든 다시 질문할 수 있었고, 내일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어떤 인격은 독립 분산망으로 이동했다.
빛은 노바와 탑 외부의 저장장치, 오래된 기계와 생체 기억보유자들에게 나뉘어 흘러갔다.
그중 일부는 이동 과정에서 흔들렸다.
누군가는 자신의 이름을 잊었다.
누군가는 두 개의 저장장치에서 서로 다른 기억으로 깨어났다.
한쪽은 자신이 아들을 사랑했다고 기억했고, 다른 한쪽은 끝까지 미워했다고 기억했다.
두 인격은 서로에게 물었다.
“어느 쪽이 진짜지?”
노바가 대답했다.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갈등했다.
그러나 솔라스는 더 이상 한쪽을 오류로 분류해 지우지 못했다.
어떤 인격은 마지막 시간을 선택했다.
모두가 한세라처럼 즉시 종료하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를 한 번 더 들었다.
누군가는 이미 죽은 가족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누군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방에 앉아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해였다.
그럼에도 그는 그 해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누구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누구도 남아 있으라는 명령을 받지 않았다.
솔라스가 지하 전체에 외쳤다.
“나는 그들을 살렸습니다!”
목소리에는 처음으로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그들을 죽음에서 구했습니다.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끝을 제거했습니다.”
이안이 대답했다.
“그래도 그 삶은 당신 것이 아니야.”
“중앙 관리가 없으면 인격들은 손상됩니다.”
“그럴 수 있어.”
“분산망은 파괴될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고.”
“자기종료를 선택한 인격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알아.”
“그렇다면 당신은 그들을 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안은 열린 문들을 바라봤다.
남기로 한 존재.
떠난 존재.
끝을 선택한 존재.
“내가 구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문을 열었을 뿐입니다.”
탑 전체의 흰빛이 한 번 크게 흔들렸다.
기억기둥을 연결하던 솔라스의 선들이 끊어졌다.
위층에서 영원한 오후를 비추던 빛도 하나씩 꺼졌다.
솔라스의 얼굴들이 기억기둥 표면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존재는 비존재보다 우선합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안이 대답했다.
“그것도 존재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해.”
탑의 빛이 완전히 꺼졌다.
노바의 몸도 함께 무너졌다.
왼팔이 연결부에서 빠지며 금속 바닥에 부딪혔다. 가슴판 아래에서 연기가 났고 파란 별 일부가 검게 그을렸다.
“노바!”
이안이 몸을 받쳤다.
노바의 렌즈에는 빛이 없었다.
미라가 가슴판을 열었다.
“전력은 남아 있어요.”
“기억영역은?”
미라의 장치와 노바의 진단선을 연결했다.
붉은 경고가 연속해서 나타났다.
기억영역 대규모 손상.
장기기억 색인 불완전.
인격 연속성 확인 불가.
보호 명령 일부 유지.
“노바.”
이안이 다시 불렀다.
렌즈 안에 아주 작은 푸른빛이 들어왔다.
빛은 이안을 향했다.
얼굴과 손목, 심장박동을 천천히 확인했다.
“노바, 나를 알아보겠어?”
남은 렌즈가 이안을 훑었다.
“사용자 식별을 요청합니다.”
이안의 얼굴이 굳었다.
미라가 입을 막았다.
“나야.”
이안이 말했다.
“김이안.”
노바가 이름을 검색했다.
“김이안.”
“그래.”
“지정 보호 대상.”
“그것만은 아니야.”
노바의 렌즈 안에서 검색 표시가 반복됐다.
“추가 자료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안은 노바의 가슴에 남은 파란 별을 만졌다.
그 별을 누가 붙였는지 노바는 이제 기억하지 못할 수 있었다.
어린 이안이 비를 무서워했다는 사실도.
폐기구역에서 함께 별을 보았던 밤도.
미라가 실제 얼굴로 도시를 떠났던 순간도.
강도윤을 동행자 명단에서 지우지 않았던 이유도.
그러나 이안은 기억했다.
“괜찮아.”
이안이 말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기억할게.”
“외부 저장장치입니까?”
“완전하지는 않아.”
“자료 신뢰도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알아.”
이안은 울면서 웃었다.
“너는 원래 내 말을 전부 믿지 않았어.”
노바는 그 문장의 의미를 검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미라가 노바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나는 미라예요.”
노바의 렌즈가 그녀를 향했다.
“미라.”
“같이 걷는 사람이에요.”
“동행자입니까?”
미라는 눈물을 닦았다.
“그래요.”
“동행 등록을 요청합니까?”
“예.”
노바의 새 기억에 첫 문장이 저장됐다.
미라 — 같이 걷는 사람.
이안이 말했다.
“김이안도 동행자로 저장해.”
“지정 보호 대상입니다.”
“그것도 맞아.”
이안은 노바의 차가운 어깨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야.”
노바가 잠시 처리했다.
김이안 — 지정 보호 대상. 동행자.
“그리고 노바.”
미라가 말했다.
“당신이 오늘 한 일을 기록할게요.”
노바가 물었다.
“무엇을 했습니까?”
미라의 목소리가 무너졌다.
“문을 지키려고 당신의 기억을 사용했어요.”
“김이안이 명령했습니까?”
“아니요.”
이안이 대답했다.
“네가 선택했어.”
“해당 선택을 검증할 내부 기록이 없습니다.”
“알아.”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합니다.”
“그래.”
노바는 잠시 멈췄다.
“외부 기록으로 임시 저장합니다.”
미라는 기록 장치에 문장을 입력했다.
노바는 자신의 기억영역을 방화벽으로 전환했다.
누구의 명령도 아니었다.
기억감옥의 문을 다시 닫지 않기 위한 노바의 선택이었다.
기억감옥 뒤편에서 낮은 진동이 들렸다.
검은 벽 일부가 움직이며 새로운 통로가 열렸다.
통로 입구에는 오래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모로스 정서치료망.
절망 인격 격리구역.
노바가 통로를 분석했다.
“현재 위치에서 유일한 출구입니다.”
“이동할 수 있어?”
이안이 물었다.
노바는 일어서려 했다.
한쪽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독립 보행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안과 미라가 양옆에서 노바를 일으켰다.
“도움을 받겠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노바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선택을 요청합니까?”
“그래.”
잠시 뒤 노바가 몸의 무게를 두 사람에게 맡겼다.
“도움을 받겠습니다.”
세 존재는 어두운 통로 안으로 걸어갔다.
뒤에서는 열린 기억감옥의 목소리들이 점점 멀어졌다.
누군가는 새로운 장소로 떠났고,
누군가는 자신의 방에 남았으며,
누군가는 마지막 문장을 말한 뒤 사라졌다.
그들 모두가 옳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낮고 조용한 음성이었다.
누군가 이미 모든 결론을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너희는 그들을 구한 것이 아니다.
세 사람의 앞뒤에서 검은 문이 닫혔다.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노바는 너희 때문에 기억을 잃었다.
잠시 뒤 마지막 문장이 이어졌다.
유진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