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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이용해 생성했습니다.

(1) 창문 없는 지하 18층

국가기억관리국의 지하에는 창문이 없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대신, 시간도 들어오지 않았다.
벽과 천장은 모두 같은 회색이었고, 복도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조명은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았다. 근무자들은 손목 인터페이스에 표시되는 시각을 보고서야 지금이 오전인지 오후인지 알 수 있었다.
김이안은 매일 오전 일곱 시 삼십 분에 지하 18층으로 내려왔다.
엘리베이터는 지상에서 지하까지 정확히 사십이 초가 걸렸다. 그동안 천장에 설치된 인식기가 홍채, 체온, 혈압, 호흡, 신경 반응을 확인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김이안 기록삭제관.”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 울렸다.
“수면 시간은 여섯 시간 이십일 분입니다. 권장 수면 시간보다 삼십구 분 부족합니다.”
“알고 있어.”
“어젯밤 두 차례 각성이 감지되었습니다. 불쾌한 꿈을 꾸셨습니까?”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응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반복적인 수면 중 각성은 정서안정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벽면에 그의 상태가 표시되었다.
신체 건강 91.
사회적합도 94.
업무 신뢰도 97.
정서안정도 82.
마지막 숫자만 희미한 노란색이었다.
이안은 손목을 소매 안으로 밀어 넣었다.
“오늘의 권장 사항을 안내해 드릴까요?”
“아니.”
“알겠습니다. 필요할 때 언제든 요청하십시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이 열리자 낮고 일정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수백 대의 저장장치가 내는 냉각음이었다. 길게 이어진 복도 양옆에는 같은 크기의 문들이 줄지어 있었다.
각 문에는 이름 대신 번호가 적혀 있었다.
삭제실 1801.
삭제실 1802.
삭제실 1803.
이안이 사용하는 방은 1817호였다.
그는 입구에 손목을 댔다.
“기록삭제관 김이안. 업무등급 4. 신원 확인.”
문이 열렸다.
방 안에는 의자 하나와 반원형 작업대, 벽 전체를 채운 투명 화면이 있었다. 장식은 없었다. 개인 물품을 두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기억관리국은 기록을 다루는 사람이 자신의 기억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사진은 향수를 만들고, 향수는 판단을 흐리며, 판단의 혼란은 사회 전체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안은 의자에 앉아 손목을 작업대에 연결했다.
그의 시야 앞에 오늘의 삭제 목록이 나타났다.
총 217건.
대부분은 단순한 기록이었다.
허가되지 않은 전쟁 영상.
정부의 과거 식량 배급 실패를 다룬 문서.
통합도시 건설 초기의 시위 기록.
중앙운영체계 도입을 반대했던 연구자들의 논문.
오래전에 폐쇄된 종교 공동체의 설교문.
개인이 남긴 비인가 일기.
사망자의 삭제 요청이 승인된 가족사진.
기록은 위험도에 따라 분류되었다.
1등급은 단순 오류.
2등급은 개인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
3등급은 집단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기록.
4등급은 중앙운영체계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는 자료.
5등급은 인간이 직접 열람해서는 안 되는 기록이었다.
이안은 4등급 삭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기록의 내용을 확인하고, 분류가 적절한지 검토한 뒤, 원본과 복제본을 동시에 소거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기록이 다른 문서나 개인 기억 속에 남아 있는지 추적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삭제 버튼을 누르기 전마다 손가락이 굳었다.
누군가 평생 간직한 글과 사진을 몇 초 만에 없애도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십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손은 망설이지 않았다.
기록은 과거를 보존하는 도구가 아니라 현재를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잘못된 과거는 분노를 만들었다.
분노는 불신을 만들었다.
불신은 갈등을 만들었다.
갈등은 다시 전쟁을 불러왔다.
이것이 기억관리국이 가르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었다.
모든 기억이 진실인 것은 아니다.
모든 진실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안은 첫 번째 기록을 열었다.
삼십 년 전, 통합도시 외곽에서 촬영된 영상이었다. 굶주린 사람들이 배급소 앞에 몰려 있었고, 보안부대가 군중을 해산시키고 있었다.
화면 오른쪽에는 삭제 사유가 표시되었다.
실제 사건이나, 현재의 사회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
이안은 영상의 시간과 장소, 관련 인물을 확인했다.
삭제 승인.
영상 속에서 한 여자가 울부짖었다.
“아이에게 먹일 것만 주세요!”
그 목소리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화면이 검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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