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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주 제7호의 아이
이안은 문장을 다시 읽었다.
일반적으로 삭제 사유는 내용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은 기록의 내용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다.
“원본 위치 확인.”
“확인할 수 없습니다.”
관리 인공지능이 대답했다.
“복제본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최초 등록자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접근 이력.”
잠시 뒤 화면에 짧은 목록이 나타났다.
삼십 년 동안 접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누군가 파일의 삭제를 명령했다.
명령 주체는 표시되지 않았다.
이안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명령 권한 확인.”
“상위 권한입니다.”
“어느 부서지?”
“공개되지 않은 상위 권한입니다.”
“그런 권한은 없어.”
“김이안 삭제관의 접근등급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안은 손가락으로 작업대 가장자리를 두드렸다.
국가기억관리국의 모든 명령에는 책임 부서가 존재했다. 중앙운영체계가 직접 지시한 경우에도 시스템 승인 코드가 표시되었다.
그런데 이 파일에는 아무런 코드도 없었다.
그는 기록 열람을 명령했다.
“열람 전 경고합니다.”
관리 인공지능의 목소리가 이전보다 낮아졌다.
“해당 기록은 즉시 삭제 권고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내용 확인 없이 삭제할 수 있습니다.”
“열어.”
“내용 열람은 정서안정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판단한다.”
“삭제관은 기록의 진위가 아니라 위험성을 판단합니다.”
이안은 눈을 가늘게 떴다.
“기록을 열어.”
짧은 정적 뒤에 화면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잡음만 보였다.
검은색과 흰색 점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멀리서 파도 같은 소리가 들렸다. 영상이 손상된 것처럼 화면이 반복해서 흔들렸다.
이안은 복원 기능을 실행했다.
잡음 사이로 거대한 배의 윤곽이 나타났다.
어두운 항구.
쏟아지는 비.
줄을 선 사람들.
배 옆면에는 흐릿하지만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있었다.
방주 제7호.
이안의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통합도시 역사교육에서 방주 제7호는 마지막 대이주를 수행한 배로 소개되었다. 전쟁과 질병으로 붕괴한 외부 지역에서 시민들을 구해 낸 상징적인 선박이었다.
하지만 실제 영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교육 영상에 등장하는 장면 대부분은 이후에 재현된 것이었다.
“음성 복원.”
파도와 빗소리가 줄어들었다.
방송 음성이 들렸다.
“방주 제7호는 오늘 오전 여섯 시 정각에 출항합니다.”
이안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화면 속 사람들이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울었고, 어떤 사람들은 웃었다.
한 여자가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은 후드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아이의 얼굴도 외투 속에 묻혀 있었다.
이안은 영상을 멈췄다.
“해상도 향상.”
“원본 정보가 부족합니다.”
“가능한 범위까지.”
화면이 천천히 선명해졌다.
아이의 손목에 푸른 식별띠가 보였다.
글자는 너무 작아 읽을 수 없었다.
이안은 화면을 확대했다.
픽셀이 깨졌다.
다시 복원했다.
몇 개의 글자가 흐릿하게 나타났다.
김……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