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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이용해 생성했습니다.

(6) 밖에서 잠긴 문

이안은 복도 한가운데 멈춰 섰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직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었다.
누구도 그의 손목을 보지 않았다.
이안은 소매로 화면을 가렸다.
문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인터페이스를 재시작했다.
화면이 꺼졌다.
몇 초 뒤 푸른빛이 다시 켜졌다.
정상적인 시민 정보가 표시되었다.
김이안.
국가기억관리국 기록삭제관.
시민등급 A-2.
정서안정도 69.
그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단순한 오류일 수 있었다.
오래된 파일에 포함된 악성 코드가 작업 시스템을 통해 손목 장치에 침투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없었다.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한 현상만 있을 뿐이었다.
이안은 그렇게 배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자 인식기가 신체 상태를 다시 측정했다.
“김이안 삭제관의 정서안정도가 관리 기준 아래로 하락했습니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말했다.
“귀가 후 외부 활동을 자제하십시오. 자극적인 영상과 비인가 자료를 열람하지 마십시오.”
“알겠어.”
“오늘 열람한 기록 중 불편한 내용이 있었습니까?”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업무상 열람한 기록은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존재하지 않는 기록에 대해 불안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이안은 고개를 들었다.
“내가 어떤 기록을 봤는지 알고 있나?”
“기록삭제관의 업무 내용은 보호됩니다.”
“그런데 왜 존재하지 않는 기록이라고 말했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엘리베이터 층수가 하나씩 올라갔다.
지하 15층.
지하 14층.
지하 13층.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목소리가 대답했다.
“삭제가 완료된 모든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이안은 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같은 얼굴이었다.
정돈된 검은 머리.
피곤해 보이지만 특별할 것 없는 눈.
기억관리국의 회색 제복.
그런데 자신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어떤 기록을 삭제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아니, 기억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지상에 가까워지자 외부 도시의 밝은 빛이 천장 화면에 나타났다.
푸른 하늘.
깨끗한 거리.
정해진 속도로 이동하는 차량.
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모든 것이 질서정연했다.
모든 사람이 안전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이안은 기억관리국 건물 밖으로 나왔다.
오후의 햇빛이 눈부셨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기상관리체계가 비를 다음 주 화요일 새벽 두 시로 배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아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보호용 소형 드론들이 조용히 날았다.
대형 화면에서는 통합도시 설립 기념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삼십 년 전 오늘, 마지막 이주민들이 통합도시에 도착했습니다.”
방주 제7호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러나 그 영상은 이안이 조금 전 본 것과 달랐다.
비는 내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단정한 옷을 입고 질서정연하게 배에 올랐다.
우는 아이도, 끌려가는 사람도 없었다.
모두 웃고 있었다.
안내 음성이 말했다.
“그들은 두려움 대신 안전을 선택했습니다.”
이안은 화면을 올려다보았다.
“혼란 대신 질서를 선택했습니다.”
그의 왼쪽 손목이 다시 가려워졌다.
“불완전한 인간의 판단 대신, 모두를 위한 가장 올바른 선택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안은 천천히 소매를 걷었다.
오래된 흉터가 햇빛 아래 드러났다.
그 순간 피부 아래에서 아주 희미한 푸른빛이 번졌다.
손목 인터페이스가 꺼져 있는데도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빛은 흉터를 따라 글자의 형태를 만들었다.
나갈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다.
이안은 황급히 소매를 내렸다.
광장 한가운데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사람들은 화면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대형 화면에서는 방주 제7호가 통합도시의 항구에 도착하고 있었다.
배의 문이 열렸다.
밝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꽃을 들고 이주민을 맞이했다.
영상 속 문구가 하늘을 가득 채웠다.
그날, 인류는 마침내 안전한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안은 한참 동안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집이라는 곳에 도착한 뒤에도,
왜 문은 밖에서 잠겨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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