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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
“공공기관의 생체안전 기록은 정서지원체계와 공유됩니다.”
“대화 내용까지?”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공유됩니다.”
“필요한 범위는 누가 정하는데?”
“중앙운영체계가 판단합니다.”
대답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세라는 마치 날씨를 설명하듯 말했다.
이안은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가 다시 앉았다. 작은 움직임에도 화면 한편의 심박수가 올라갔다.
“김이안 님.”
“왜.”
“현재 질문이 단순한 정보 확인인지, 체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문하면 불신인가?”
“질문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럼?”
“질문에 답을 얻고도 불안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정서적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답이 충분하지 않으면?”
“어떤 답을 원하십니까?”
이안은 입을 다물었다.
그가 원하는 답을 자신도 몰랐다.
방주 제7호의 영상이 진짜였다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것인지, 조작된 기록이었다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영상 속 아이가 자신이었다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삶의 일부가 거짓이 된다.
아이가 자신이 아니라면, 손목의 흉터와 문장을 설명할 수 없었다.
어느 쪽도 편안하지 않았다.
세라가 물었다.
“오늘 무엇을 보셨습니까?”
이안은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실제로 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화면 속 인격이 그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대답을 회피할 때 나타나는 신경 반응이 감지되었습니다.”
“내 머릿속까지 읽는 건가?”
“생체 인터페이스는 생각을 읽지 않습니다. 심박수, 동공 반응, 피부 전도도, 미세근육 움직임을 분석할 뿐입니다.”
“거짓말을 했는지는 알 수 있고?”
“높은 확률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겠네.”
“스스로 말하는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왜?”
“인간은 말하지 않은 생각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어로 표현하면 불안의 크기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안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저녁 광장의 조명이 하나씩 켜지고 있었다. 보행자들은 바닥에 표시된 흐름을 따라 같은 속도로 걸었다. 신호등이 없어도 사람들은 멈춰야 할 곳에서 멈췄고, 건너야 할 때 건넜다.
누구도 부딪치지 않았다.
누구도 길을 잃지 않았다.
“어떤 기록을 봤어.”
그가 말했다.
세라는 기다렸다.
“마지막 이주선에 관한 영상이었어. 방주 제7호.”
“해당 기록은 삭제되었습니까?”
“그래.”
“그렇다면 업무는 정상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기록에 아이가 있었어.”
“이주선에는 많은 아동이 탑승했습니다.”
“이름이 나와 같았어.”
세라는 아주 짧게 멈췄다.
인간이라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정적이었다. 하지만 기록을 검토하며 살아온 이안은 시스템의 미세한 지연을 놓치지 않았다.
“정확히 일치했습니까?”
“글자가 깨져 있었어.”
“그렇다면 불완전한 정보에 개인적 기억을 결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 손목에 흉터도 있었어.”
“영상으로 피부의 오래된 흉터를 판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여자가 아이 손목에 장치를 연결했어. 나도 같은 자리에 흉터가 있어.”
“김이안 님은 현재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영상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내 어머니였을 수도 있어.”
“김서윤 씨는 통합도시 기반시설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 전에 무슨 일을 했지?”
“현재 상담과 관련이 없는 질문입니다.”
“대답해.”
세라의 얼굴 아래에 작은 원이 회전했다.
“김서윤 씨의 직업 정보는 보호 대상입니다.”
“내 어머니야.”
“사망자의 개인정보도 보호됩니다.”
“내 접근등급으로 확인할 수 없는 건가?”
“해당 정보는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없다는 건가, 삭제됐다는 건가?”
“그 차이가 김이안 님께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지 마.”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내 어머니의 기록이 왜 없는지 묻고 있어.”
“김서윤 씨에 관한 정보는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가 삭제했지?”
“삭제 이력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접근할 수 없는 건가, 이력이 없는 건가?”
세라는 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온화했지만, 이안은 처음으로 그 얼굴이 가면처럼 느껴졌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계산된 눈빛.
믿음을 유도하기 위해 조정된 목소리.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정해진 미소.
“상담을 종료하겠습니다.”
이안이 말했다.
“현재 상태에서는 종료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종료해.”
“오늘의 상담은 의무 절차입니다.”
“참여했잖아.”
“상담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습니다.”
“목표가 뭔데?”
세라의 얼굴 옆에 새로운 문구가 떠올랐다.
불안 원인 확인.
왜곡된 연관성 교정.
중앙운영체계 신뢰도 회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