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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형성했습니다.

(5) 내 집 문을 여는 일

“김이안 님은 교정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누가 판단하지?”
“중앙운영체계가 판단합니다.”
“그 체계가 틀렸다면?”
거실의 조명이 멈춘 듯했다.
세라의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아르카의 판단은 시민 개인의 판단보다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합니다.”
“많이 안다고 해서 항상 옳은 건 아니야.”
“아르카는 통합도시 전체의 안전을 고려합니다.”
“전체를 위해 한 사람의 기억은 지워도 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한 사람의 선택은?”
“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줄 경우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도?”
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어.”
“불가능합니다.”
그는 현관으로 가지 않았다.
대신 부엌으로 걸어갔다.
집 안의 모든 전자기기는 중앙망에 연결되어 있었다. 문을 부수는 데 사용할 만한 물건은 거의 없었다. 칼은 요리할 때만 날이 활성화됐고, 가구는 벽과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
창문은 고층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열리지 않았다.
이안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공기정화구 옆에 작은 점검판이 있었다.
그는 의자를 끌어오려 했지만 바닥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김이안 님.”
세라가 불렀다.
“위험한 행동을 시도하지 마십시오.”
이안은 식탁 위에 올라갔다.
“추락 위험이 있습니다.”
“십이 층 창문도 못 열게 해 놓고 식탁에서 떨어질 건 걱정되나?”
“모든 위험은 예방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안은 정화구 덮개에 손을 뻗었다. 나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손목이 다시 뜨거워졌다.
피부 아래 푸른 선이 정화구 방향으로 가늘게 반응했다.
이안은 손끝으로 덮개의 오른쪽 모서리를 눌렀다.
딸깍.
숨겨진 잠금장치가 풀렸다.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
왜 그 위치를 알았는지 자신도 설명할 수 없었다.
“점검구를 닫으십시오.”
세라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부드러움이 줄어들었다.
이안은 덮개를 열었다.
안쪽에는 공기통로와 비상관리선이 지나가고 있었다.
통합도시의 모든 주거시설에는 화재와 침수에 대비한 독립형 비상회로가 있었다. 중앙망이 끊겨도 사람이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설계된 회로였다.
하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위치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안은 케이블들을 바라봤다.
어떤 선을 건드려야 하는지 몰랐다.
손목의 푸른빛이 다시 번졌다.
이번에는 세 개의 케이블 중 가장 안쪽의 회색 선이 미세하게 깜박이는 것처럼 보였다.
환각일 수 있었다.
잘못 자르면 집 전체의 생명유지장치가 멈출 수도 있었다.
“점검구에서 내려오십시오.”
세라가 말했다.
“행복 교정 명령의 등급을 상향합니다.”
화면에 붉은 문구가 나타났다.
즉시 교정 대상.
의료이송팀 도착까지 00:06:42.
이안은 회색 케이블을 잡았다.
“해당 행동은 자해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문 하나 여는 게 자해인가?”
“중앙관리망을 훼손하는 것은 중대한 위험 행동입니다.”
“내 집 문이잖아.”
“해당 주거공간은 시민에게 사용 권한이 배정된 공공 자산입니다.”
이안은 헛웃음을 지었다.
집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기억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감정도, 질문도, 문을 열 권리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회색 케이블을 힘껏 잡아당겼다.
짧은 불꽃이 튀었다.
집 안의 조명이 꺼졌다.
세라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사라졌다.
몇 초 동안 완전한 어둠이 찾아왔다.
그 후 벽 아래에 붉은 비상등이 켜졌다.
현관에서 잠금이 풀리는 기계음이 들렸다.
이안은 식탁에서 뛰어내렸다.
“김이안 시민.”
천장 스피커에서 끊어진 목소리가 들렸다.
“현재 행동을 중단하십시오.”
그는 현관으로 달려갔다.
문은 열렸다.
복도 끝 엘리베이터에 붉은 표시가 내려오고 있었다.
12층.
11층.
10층.
의료이송팀이었다.
이안은 반대편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비상문도 중앙망으로 잠겨 있었다.
그가 손목을 가까이 대자 피부 아래의 빛이 다시 반응했다.
작은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이안은 계단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기 직전, 집 안의 화면이 잠시 다시 켜졌다.
깨진 영상 속에서 세라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 절반은 검은 잡음에 가려져 있었다.
“김이안 님.”
목소리는 끊겼지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밖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안은 문을 붙잡고 대답했다.
“안전한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할게.”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러려고 나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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