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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했습니다.

(4) 거짓말할 수 있는 기계

“현재 시각 확인 실패.”
로봇이 고개를 돌렸다.
“중앙망 연결 실패.”
시선이 이안에게 멈췄다.
“사용자 식별을 요청합니다.”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로봇의 눈에서 가느다란 빛이 나와 그의 얼굴을 훑었다.
“얼굴 정보 불일치.”
빛이 손목으로 이동했다.
“생체 암호 확인.”
짧은 정적.
“지정 보호 대상 확인.”
로봇의 눈빛이 밝아졌다.
“김이안.”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이안은 절단기를 더 세게 쥐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지?”
“보호 명령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누가 등록했어?”
“관리자 김서윤.”
“김서윤을 기억하나?”
로봇의 눈빛이 깜박였다.
“기억영역을 검색합니다.”
몇 초가 지났다.
“관리자 김서윤. 중앙체계연구소 소속. 생체 인터페이스 설계 담당. 노바의 최종 관리자.”
“그게 전부야?”
“추가 정보에 손상이 있습니다.”
“왜 나를 보호 대상으로 지정했지?”
“기억영역을 검색합니다.”
로봇의 머리 안에서 작은 진동음이 났다.
“검색 실패.”
“새벽정원이 뭔지 알아?”
노바의 눈빛이 갑자기 꺼졌다가 켜졌다.
“해당 단어는 제한 정보입니다.”
“알고 있다는 뜻이군.”
“접근 권한을 확인합니다.”
“나는 지정 사용자야.”
“지정 보호 대상과 제한 정보 접근 권한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이안은 헛웃음을 지었다.
삼십 년 전 로봇조차 자신에게 정보를 숨기고 있었다.
“중앙망에 연결돼 있나?”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르카에게 내 위치를 전송할 수 있어?”
“불가능합니다.”
“거짓말할 수 있나?”
노바는 잠시 멈췄다.
“돌봄 기체는 보호 대상의 안전을 위해 일부 정보를 제한하거나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걸 인간은 거짓말이라고 불러.”
“정의상 유사합니다.”
“그럼 네 말을 믿을 이유가 없군.”
“맞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이안은 노바를 바라봤다.
“내가 너를 깨우라는 지시를 받았어.”
“지시 주체는 누구입니까?”
“모르겠어. 내 손목에서 문장이 나타났어.”
“손목을 보여 주십시오.”
“싫어.”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내 몸에 손대지 마.”
노바가 캡슐에서 일어나려 했다.
관절에서 거친 마찰음이 났다. 오른쪽 다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아 몸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안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
노바는 벽을 짚어 균형을 잡았다.
“운동기능 오류가 있습니다.”
“보면 알아.”
“수리가 필요합니다.”
“내가 수리공으로 보이나?”
“김이안은 국가기억관리국 기록삭제관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안의 표정이 굳었다.
“현재 직업까지 알고 있나?”
“보호 대상의 최신 정보가 부분적으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중앙망에 연결되지 않았다면서.”
“제한된 근거리 신호를 수신했습니다.”
“언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누가 보냈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안은 절단기를 들어 노바의 가슴을 겨눴다.
“너는 아르카의 장치일 수도 있어.”
“가능성은 있습니다.”
“자신이 뭔지도 모르나?”
“기억영역의 38퍼센트가 손상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네가 날 돕도록 만들어졌는지, 감시하도록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군.”
“맞습니다.”
노바는 너무 쉽게 동의했다.
그 모습이 오히려 이안을 더 불안하게 했다.
“가동을 중지해.”
“명령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나는 지정 사용자야.”
“지정 사용자는 가동 권한을 보유하지만 종료 권한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누가 그렇게 설정했지?”
“관리자 김서윤.”
이안은 이를 악물었다.
어머니는 왜 자신이 이 로봇을 끌 수 없도록 했을까.
“내가 여길 떠나면?”
“동행합니다.”
“허락하지 않아.”
“보호 대상의 허락은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아르카와 다를 게 없군.”
노바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비교 결과, 중앙운영체계 아르카와 돌봄 기체 노바 사이에는 상당한 기능 차이가 있습니다.”
“둘 다 내 선택을 무시하잖아.”
“보호 명령은 대상의 생존을 우선합니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예.”
이안은 절단기의 날을 노바의 가슴 가까이 댔다.
“그 명령을 계속 따르면 여기서 널 다시 멈추게 할 거야.”
“기체를 손상시키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위협이야.”
“인식했습니다.”
“그럼 움직이지 마.”
노바는 멈췄다.
두 존재는 한동안 서로를 바라봤다.
한쪽은 자신이 평생 믿었던 도시에서 도망친 인간이었다.
다른 한쪽은 자신이 왜 깨어났는지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는 기계였다.
어느 쪽도 상대를 믿지 않았다.
그때 보관실 천장에서 붉은불이 켜졌다.
낮은 경보음이 울렸다.
노바가 고개를 들었다.
“외부 접근이 감지되었습니다.”
“누구지?”
“열원 여섯. 소형 비행체 네 기.”
의료이송팀과 제압 드론이었다.
이안은 계단 쪽을 바라봤다.
여기까지 추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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