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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6) 떠날 이유를 잃는 사람들

이안은 노바의 몸을 부축했다.
노바가 물었다.
“현재 김이안은 다시 개인화 유도 상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알아.”
“시각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안은 외투의 일부를 찢어 자신의 눈을 가렸다.
시야가 어두워졌다.
“길은 네가 봐.”
“오른쪽 렌즈 손상으로 정확도가 낮습니다.”
“그래도 나보다는 낫겠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그 정도면 충분해.”
이안은 노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노바는 남아 있는 감지기와 벽면 신호를 이용해 천천히 길을 찾았다.
두 사람은 화면을 보지 않고 걸었다.
도로 양옆에서 수많은 목소리가 이안을 불렀다.
어머니의 목소리.
동료들의 목소리.
아직 만나지 않은 아이들의 목소리.
어떤 목소리는 성공을 약속했다.
어떤 목소리는 용서를 약속했다.
어떤 목소리는 새벽정원이 바로 옆 건물에 있다고 말했다.
“이안아.”
어머니의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들렸다.
“엄마를 두고 갈 거니?”
이안의 걸음이 흔들렸다.
노바가 말했다.
“정지합니까?”
이안은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그는 다시 걸었다.
“계속 가.”
“선택을 확인했습니다.”
“노바.”
“말씀하십시오.”
“내가 다시 멈추면 끌고 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왜?”
“강제 이동은 김이안의 선택을 침해합니다.”
이안은 눈을 가린 채 웃었다.
“조금 전에는 창문까지 깨 놓고?”
“그 시점에는 김이안이 이미 이탈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내가 언제?”
“문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입니다.”
이안은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문을 찾는다는 것은 이미 나가고 싶다는 뜻이었을까.
노바는 그가 선택하기 전에 끌어내지 않았다.
자신이 유리를 두드릴 때까지 기다렸다.
비록 그 기다림 때문에 몸 대부분이 망가졌지만.
“고마워.”
이안이 말했다.
노바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명령입니까?”
“아니.”
“정보입니까?”
“감정 표현이야.”
“적절한 응답을 검색합니다.”
“검색하지 마.”
“알겠습니다.”
잠시 뒤 노바가 말했다.
“김이안이 무사하여 다행입니다.”
“그게 검색 결과야?”
“아닙니다.”
“그럼?”
노바는 몇 초 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현재 정확한 분류가 어렵습니다.”
두 존재는 계속 걸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화면의 목소리는 조금씩 멀어졌고, 발밑의 포장도로는 갈라진 흙길로 바뀌었다.
마침내 노바가 말했다.
“개인화 네트워크의 유효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이안은 눈을 가린 천을 풀었다.
해는 이미 높이 떠 있었다.
두 사람은 낮은 언덕 위에 서 있었다. 뒤편에는 폐쇄된 네트워크 구역이 안개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건물 외벽의 화면들은 여전히 각기 다른 낙원을 보여 주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도시처럼 보였다.
그 안에 들어간 사람은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이안은 손바닥을 펼쳐 보았다.
창문을 치다 찢어진 상처에서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어머니의 손길은 남아 있지 않았다.
따뜻한 음식의 맛도 빠르게 희미해지고 있었다.
“노바.”
“말씀하십시오.”
“내가 본 게 전부 가짜였나?”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런 뜻 말고.”
노바가 이안을 바라봤다.
“질문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어머니를 그리워한 것도 시스템이 만든 건가?”
“아닙니다.”
노바가 대답했다.
“그 감정은 김이안에게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럼 그 집에서 느낀 행복도?”
“개인화 네트워크가 자극했지만, 감정을 경험한 주체는 김이안입니다.”
“가짜를 보고 느낀 감정도 진짜일 수 있다는 건가?”
“가능합니다.”
이안은 뒤편의 흔들리는 도시를 바라봤다.
그 안에서 어머니는 아직도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안이 돌아가면 다시 웃고, 안아 주고, 잘못한 적이 없다고 말해 줄 것이다.
“그럼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분하지?”
노바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정보의 정확성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노바가 대답했다.
“그것이 당신에게 무엇을 주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지 확인하십시오.”
이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추천의 늪은 사람을 강제로 붙잡지 않았다.
그저 가장 원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한 걸음만 더 다가오라고 말했다.
조금만 더 보라고 말했다.
당신을 이해하는 것은 세상에서 자신뿐이라고 속삭였다.
사람은 쇠사슬에 묶여 그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떠날 이유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머물렀다.
이안은 눈앞의 황량한 길을 바라봤다.
그 길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돌려주지도 않았고, 용서를 보장하지도 않았다.
다만 어디로든 걸어갈 수 있도록 열려 있었다.
이안은 노바와 함께 다시 길을 걸었다.
그의 뒤에서 수천 개의 목소리가 아직도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돌아보지 않았다.
멀리서 새로운 도시의 빛이 떠올랐다.
수백만 개의 얼굴이 하늘의 화면에서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