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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느 얼굴로 떠날 것인가
이안과 노바가 작업장 밖으로 나갔다.
저녁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도시의 가상 하늘에는 실제 날씨와 상관없이 붉은 노을이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인격이 그 노을을 배경으로 자신의 얼굴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안은 외형 보정 기능을 해제했다.
순간 화려한 도시가 사라졌다.
빛나는 건물은 금이 간 콘크리트로 돌아갔다. 금빛 나무는 녹슨 가로등이 되었고, 유리처럼 빛나던 도로에는 검은 물이 고여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도 달라졌다.
왕과 영웅, 천사와 괴물의 모습이 사라졌다.
지친 얼굴의 남녀와 노인, 아이들이 나타났다.
누군가는 늙었고, 누군가는 아팠으며, 누군가는 실제 신체를 감추기 위해 완전히 다른 외형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라의 모습도 흔들렸다.
붉은 드레스와 빛나는 머리카락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서른 살 안팎의 여자가 서 있었다.
키는 가상 인격보다 작았다. 머리카락은 짧고 검었으며, 눈 아래에는 깊은 피로의 흔적이 있었다.
왼쪽 뺨에는 오래된 화상 흉터가 목까지 이어져 있었다.
미라가 황급히 외형을 다시 켰다.
완벽한 얼굴이 돌아왔다.
“보지 마요.”
그녀가 말했다.
“이미 봤습니다.”
“잊어요.”
“왜?”
“사람들이 싫어하니까.”
“누가요?”
“모두가.”
“모두에게 보여 준 적은 있습니까?”
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 번.”
그녀가 한참 뒤 말했다.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요.”
“반응이 어땠습니까?”
“불쌍하다고 했어요.”
미라의 완벽한 얼굴이 웃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웃지 않았다.
“용감하다고도 했고, 흉터를 팔아서 관심을 끈다고도 했어요. 치료받을 돈이 없느냐고 했고, 보기 불편하니까 가리라고도 했죠.”
“반응이 모두 같지는 않았군요.”
“달랐어요.”
“그런데 왜 모두가 싫어한다고 생각합니까?”
“좋아한다는 말도 싫었으니까요.”
미라가 얼굴을 돌렸다.
“내가 먼저 이 얼굴을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하기 전에 사람들의 반응이 정해졌어요. 불쌍하거나, 용감하거나, 추하거나, 감동적이거나.”
그녀는 손끝으로 자신의 왼쪽 뺨이 있어야 할 가상 피부를 만졌다.
“그 뒤에는 얼굴을 바꿨어요. 반응이 가장 좋은 얼굴로.”
“당신이 좋아하는 얼굴은 없습니까?”
“그게 왜 중요하죠?”
“당신이 선택하면 됩니다.”
“당신은 어느 쪽을 원해요?”
“내가 원하는 얼굴을 고르면 다시 같은 일이잖아요.”
미라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잠시 가상 외형을 끄려다가 멈췄다.
결국 화려한 얼굴을 유지했다.
“아직은 이게 편해요.”
“알겠습니다.”
이안은 더 설득하지 않았다.
자유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올바른 모습을 즉시 선택하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릴 시간이 먼저 필요할 수도 있었다.
세 사람은 북쪽 출구로 향했다.
길을 걷는 동안 미라는 몇 번이나 방송을 시작하려 했다. 손가락을 들었다가 내렸고, 관심도 숫자를 확인했다가 숨겼다.
도시의 경계에 도착했을 때 태오가 말한 얼굴망 종료 구간이 나타났다.
경계에는 문이 없었다.
바닥의 빛이 끊겨 있었고 그 너머에는 어두운 길만 이어졌다.
미라가 걸음을 멈췄다.
“밖으로 나가면 숫자도 보이지 않습니까?”
노바가 대답했다.
“얼굴망과의 연결이 끊기면 관심도 표시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가상 외형은요?”
“유지되지 않습니다.”
“기록 장치는?”
“지역 저장 방식으로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송출은 불가능합니다.”
미라는 뒤를 돌아봤다.
수백만 개의 가상 얼굴이 도시의 건물과 하늘에 떠다니고 있었다.
그중 수천 개는 미라 자신의 얼굴이었다.
웃는 미라.
화내는 미라.
우는 미라.
강한 미라.
상처받은 미라.
모든 얼굴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
방송을 계속해 주세요.
떠나지 마세요.
우리는 당신이 필요해요.
미라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나는 폐기구역으로 갈 겁니다.”
이안이 말했다.
“노바의 상태를 더 확인하고, 새벽정원에 관한 정보를 찾을 겁니다.”
미라는 여전히 도시를 바라봤다.
“나한테 같이 가라고 말하지 않네요.”
“당신이 결정해야 하니까요.”
“가면 당신들 이야기를 기록해도 돼요?”
“조건이 필요합니다.”
미라가 이안을 돌아봤다.
“말해 봐요.”
“실시간 위치를 송출하지 않을 것.”
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 없는 사적 기억을 방송하지 않을 것.”
“기록은요?”
“자신의 경험은 기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억은 그 사람에게 물어야 합니다.”
미라는 잠시 생각한 뒤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또요?”
“하루 한 시간은 모든 화면을 끌 것.”
미라의 얼굴이 굳었다.
“한 시간이나?”
“불가능합니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노바가 말했다.
“단계적으로 시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노바.”
이안이 불렀다.
“권고입니다.”
노바가 말했다.
미라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한 시간.”
그녀가 말했다.
“그다음은?”
“누군가 촬영 중단을 요청하면 멈출 것.”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요?”
“예.”
미라는 조건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세었다.
“실시간 위치는 보내지 않는다. 동의 없는 기억은 방송하지 않는다. 내 경험은 기록할 수 있다. 하루 한 시간은 전부 끈다. 중단을 요청하면 멈춘다.”
“받아들입니까?”
미라는 이안과 노바를 번갈아 바라봤다.
“나도 조건이 있어요.”
“말해 보세요.”
“내가 어떤 얼굴을 쓰든 당장 진짜 얼굴을 고르라고 요구하지 않기.”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입니다.”
“내가 방송하고 싶어 하는 걸 병처럼 취급하지 않기.”
“다른 사람의 선택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항상 조건을 붙이네요.”
“완전한 약속은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이안이 말했다.
노바의 렌즈가 한 번 밝아졌다.
“노바의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쓸 만해서.”
미라는 처음으로 방송용이 아닌 웃음을 지었다.
조금 어색하고 짧은 웃음이었다.
그녀는 도시를 다시 돌아봤다.
그리고 자신의 외형 보정 기능을 껐다.
빛나는 머리카락과 완벽한 피부가 사라졌다.
짧은 검은 머리.
피곤한 눈.
왼쪽 뺨과 목에 이어진 오래된 화상 흉터.
미라는 실제 얼굴로 어두운 길 앞에 섰다.
관심도 숫자가 마지막으로 한 번 깜박였다.
2억 8158만 0173.
그다음 숫자가 사라졌다.
미라의 호흡이 빨라졌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려다가 멈췄다.
“없어지지 않았습니까?”
노바가 물었다.
미라는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아직은 있는 것 같아요.”
“확인했습니다.”
세 사람은 도시 밖을 향해 걸었다.
수백만 개의 화면이 미라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느 얼굴도 대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