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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했습니다

(4) 노바의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노바는 이안에게 다가왔다.
“김이안의 상태를 확인하겠습니다.”
“나보다 네 상태부터 얘기해.”
“제 상태를 보고했습니다.”
“기억이 사라진 것도 임무 기준에서는 경미한가?”
노바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안이 물었다.
“왜 개인화 네트워크에서 네 기억을 태웠어?”
“김이안의 외부 신호를 차단하기 위해 전력이 필요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었나?”
“당시 확인 가능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 기억들이 중요하다는 건 알았고?”
“목록은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에 관한 기억도 포함됐다는 걸?”
“예.”
이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내게 물을 생각은 안 했어?”
“김이안은 개인화 유도 상태였습니다.”
“그 전에.”
“판단 가능한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내 기록이잖아.”
“노바의 기억입니다.”
이안은 말을 멈췄다.
노바의 대답은 옳았다.
그 안에 어머니와 이안에 관한 정보가 있었다고 해서, 그 기억 자체가 이안의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미안해.”
이안이 말했다.
노바의 렌즈가 깜박였다.
“어떤 행동에 대한 사과입니까?”
“네 기억을 내 물건처럼 생각한 것.”
“해당 발언으로 기능 손상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기능 얘기가 아니야.”
“그렇다면 사과가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안은 잠시 생각했다.
“네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일부를 내가 당연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노바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용실에서 저녁 종이 울렸다.
“노바.”
“말씀하십시오.”
“너는 단순히 내 어머니가 남긴 장치가 아니야.”
“저의 초기 임무와 존재 목적은 관리자 김서윤에 의해 설정되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네가 선택한 거잖아.”
“보호 명령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것뿐이야?”
노바의 푸른 렌즈가 이안을 비추었다.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안은 그 대답이 이전과 다르게 들렸다.
모른다는 뜻이었지만, 가능성을 닫지 않는 말이기도 했다.
저녁 식사 뒤 문해라는 세 사람을 작은 불가로 불렀다.
불가 주변에는 마을 사람 열 명 정도가 앉아 있었다. 인간도 있었고 로봇도 있었다.
문해라가 말했다.
“새로 온 사람은 첫날 자기 이야기를 할 필요 없다.”
미라가 물었다.
“그럼 왜 모였어요?”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왜요?”
“우리가 누군지 알아야 같이 잘 수 있으니까.”
문해라는 불가 오른편에 앉은 남자를 가리켰다.
남자는 마흔쯤 되어 보였지만 피부는 비정상적으로 창백했다. 목 옆에는 투석장치가 연결돼 있었다.
“민규. 일주일에 세 번 혈액정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도시 생산성 기준에서 탈락했다.”
민규가 손을 들었다.
“여기서는 물 관리 담당입니다.”
다음은 다리가 없는 여성이었다.
“소연. 하반신 보조장치 유지비가 예상 기여도보다 높다고 판정됐다.”
소연이 말했다.
“여기서는 지붕을 고칩니다. 높은 곳에서 안 떨어지거든요.”
사람들이 웃었다.
문해라는 녹슨 로봇을 가리켰다.
“마로-3. 신형 농업기계보다 작업속도가 42퍼센트 느려서 폐기됐다.”
마로-3의 얼굴 화면에 한 줄이 떴다.
대신 어린 식물을 밟지 않습니다.
다시 웃음이 퍼졌다.
문해라는 이준오를 가리켰다.
“준오는 산업사고로 양팔을 잃고 등급이 내려갔다. 보조장치 지급 대신 외곽 전출을 권고받았다.”
준오가 덧붙였다.
“지금은 팔이 네 개입니다.”
그의 운반 로봇 두 대가 동시에 작은 팔을 들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문해라는 자신을 가리켰다.
“나는 기억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안이 그녀를 바라봤다.
문해라는 너무 또렷하게 말하고 있었다.
“아직은 사람 얼굴과 이름을 기억한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잊기 시작할 거라고 했지.”
“치료할 수 없었습니까?”
“진행을 늦출 수는 있었다.”
“그런데 왜 여기로 왔죠?”
“치료 비용에 비해 남은 사회 기여 기간이 짧다고 계산됐으니까.”
문해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도시는 내가 잊기 전에 나를 먼저 잊었지.”
불가가 조용해졌다.
이안은 벽에 걸린 이름판들을 떠올렸다.
“그래서 이름을 말하게 합니까?”
“그래.”
문해라가 대답했다.
“내가 잊더라도 누군가는 듣게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