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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했습니다

(5) 쓸모로 부르지 않는 곳

미라가 물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버려졌나요?”
문해라는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나온 사람도 있고, 도망친 사람도 있고, 기계처럼 길가에 버려진 사람도 있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요?”
“많아.”
이안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왜 막지 않습니까?”
“우리가 왜?”
“그곳에서 다시 버려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가고 싶은 사람은 가야지.”
문해라는 불 속에 나무를 하나 더 넣었다.
“여기서 문을 잠그면 도시와 다를 게 뭐가 있나.”
미라는 불빛을 바라봤다.
“떠난 사람이 돌아오기도 해요?”
“가끔.”
“받아 줘요?”
“이름을 다시 말하면.”
이안은 입구의 나무판을 떠올렸다.
들어오는 사람은 이름을 말할 것.
나가는 사람은 작별을 말할 것.
그것은 검문 규칙이 아니었다.
그 사람이 스스로 들어왔고, 스스로 떠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약속이었다.
문해라가 이안을 바라봤다.
“이제 너희가 여기서 지킬 건 하나다.”
“뭡니까?”
“누군가를 쓸모로 부르지 않는 것.”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노바가 말했다.
문해라가 노바에게 물었다.
“너는 김이안을 왜 따라다니지?”
“지정 보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더 이상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판정되면?”
“보호 대상 지정은 해제되지 않습니다.”
“기체가 심하게 손상되어 보호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가능한 수준까지 수행합니다.”
“완전히 고장 나면?”
“기능이 종료됩니다.”
“그럼 너는 보호 기능이 끝나면 가치가 없어지나?”
노바는 곧바로 대답하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불빛이 푸른 렌즈 위에서 흔들렸다.
“기체의 가치는 기능 수행 능력으로 평가됩니다.”
“누가 평가하는데?”
“설계자와 사용자.”
“너는?”
“저는 평가 주체가 아닙니다.”
문해라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도시가 가르친 말이다.”
노바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문해라는 이안을 바라봤다.
“네가 대답해 봐.”
“무엇을요?”
“이 기계가 널 보호하지 못해도 데리고 갈 건가?”
이안은 노바를 봤다.
오른팔이 없고, 기억 일부가 사라졌으며, 걸음도 느린 구형 로봇.
새벽정원으로 가는 길에서 노바는 점점 더 큰 짐이 될 수 있었다.
추적자에게 붙잡힐 가능성도 높였다.
기능만 생각한다면 폐기구역에 두고 가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이곳에는 노바를 수리하고 돌봐 줄 사람들도 있었다.
“네가 여기 남고 싶다면 남아도 돼.”
이안이 말했다.
노바가 물었다.
“김이안은 저를 동행에서 제외하고 싶습니까?”
“그런 뜻이 아니야.”
“그렇다면 왜 남으라고 합니까?”
“네가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야.”
“저의 임무는 김이안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임무 말고.”
“임무 외의 판단 기준이 없습니다.”
“정말 없어?”
노바는 침묵했다.
이안은 문해라의 질문에 답했다.
“노바가 나를 보호하지 못해도 같이 갈 겁니다.”
“왜?”
“노바니까요.”
“그건 설명이 아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안은 노바의 가슴에 남은 파란 별을 바라봤다.
“그래도 지금은 그것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문해라는 만족한 듯도, 실망한 듯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오늘은 됐다.”
사람들은 하나씩 불가를 떠났다.
미라도 아이들과 함께 마련된 숙소로 갔다.
이안은 노바와 공용실 바깥에 남았다.
밤하늘에는 별이 많았다.
노바가 물었다.
“김이안의 발언은 논리적으로 불완전합니다.”
“어떤 부분이?”
“노바가 보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동행의 효율성이 감소합니다.”
“그래.”
“이동 속도와 생존 가능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그럴 수 있지.”
“그런데도 동행하는 이유가 ’노바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측정 가능한 근거가 아닙니다.”
이안은 별을 올려다봤다.
“내가 미라를 왜 같이 데려왔는지도 숫자로 설명하기 어렵고, 여기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이유도 계산하기 어려울 거야.”
“그러면 잘못된 선택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틀릴 수도 있어.”
“김이안은 잘못된 선택의 위험을 반복적으로 수용합니다.”
“도시를 나올 때부터 그랬잖아.”
“예.”
“후회해?”
노바의 렌즈가 한 번 깜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