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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했습니다.

(1) 모든 아이가 같은 아이는 아니다

강도윤이 업고 온 아이는 이틀 동안 눈을 뜨지 않았다.
폐기구역의 오래된 진료실에는 정식 의료장비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통합도시의 병원이라면 벽 하나를 가득 채웠을 진단 장치 대신, 서로 다른 시대에 만들어진 기계들이 임시로 연결돼 있었다.
생체 감지기는 아이의 맥박을 자주 놓쳤다.
혈액 분석기는 한 번 검사할 때마다 다른 오류를 출력했고, 산소공급기의 표시창은 숫자 몇 개가 깨진 채 간신히 작동했다. 전력이 부족해 조명까지 낮춰 놓은 진료실은 병원보다는 오래된 기계의 내부처럼 보였다.
노바는 장비 사이를 오가며 측정값을 비교했다.
수리한 왼팔로 감지선을 조절하고, 오른팔 대신 달린 짧은 보조기구를 장치의 접속부에 연결했다.
“체온 39.1도.”
노바가 말했다.
“오른쪽 정강이뼈에 골절이 있습니다. 상처 부위 감염 가능성은 78퍼센트입니다.”
강도윤은 침상 옆에 앉아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이틀 동안 거의 자리를 떠나지 않은 사람의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먼지와 마른 피가 남아 있었고, 눈 아래에는 짙은 그늘이 내려앉아 있었다.
“살 수 있나?”
도윤이 물었다.
“현재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가능성은?”
노바의 푸른 렌즈가 잠시 깜박였다.
“적절한 항생제와 수술이 제공되면 생존 가능성은 높습니다.”
“여기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도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도시로 데려가면?”
“통합도시 의료체계에서는 즉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김이안은 진료실 입구에 서서 두 존재의 대화를 들었다.
도윤이 고개를 들었다.
“들었습니까?”
“들었습니다.”
“이 아이는 도시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안은 침상에 누운 아이를 바라봤다.
숨을 쉴 때마다 작은 가슴이 힘겹게 움직였다. 오른쪽 다리에는 이준오가 만든 금속 부목이 고정돼 있었다. 아이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갈라진 입술 사이로 가느다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도시가 아이를 받아 줄까요?”
이안이 물었다.
“미성년자는 우선 보호 대상입니다.”
도윤이 대답했다.
“치료를 거부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의 시민 기록은 있습니까?”
도윤은 잠시 침묵했다.
“없습니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모르잖아요.”
“그래도 아이입니다.”
“통합도시는 모든 아이를 똑같이 보지 않습니다.”
도윤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기록삭제관이었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합니까?”
“그 일을 했기 때문에 압니다.”
“그래서 그냥 여기서 죽게 두자는 겁니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도시로 돌아가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도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이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정치적인 논쟁이 아니라 치료입니다.”
“도시가 치료만 하고 보내 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적어도 살릴 수는 있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아이에게 정밀치료를 제공하려면 신원 확인부터 할 겁니다.”
“그게 뭐가 문제입니까?”
“어디서 왔는지, 누구와 있었는지, 누가 아이를 데려왔는지 묻겠죠.”
이안의 시선이 도윤의 검은 외투에 남은 보안국 표식으로 향했다.
“그리고 당신과 아이를 분리할 겁니다.”
도윤의 턱이 굳었다.
“나는 보안관입니다. 절차를 압니다.”
“당신은 지금 보안관이 아닙니다.”
진료실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이안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도시 입장에서 당신은 임무를 이탈하고, 미등록 시민들을 데리고 보호구역 밖으로 나온 사람입니다. 아이를 돌려보낸다고 해서 당신까지 받아 주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아이에게는요?”
“살아 있는 게 먼저입니다.”
“살아난 뒤 기억교정을 받고, 정서 분리 대상이 되고, 시민 적합도가 낮다는 이유로 재배치되어도요?”
도윤이 이안을 노려봤다.
“확실하지 않은 일로 치료를 막지 마십시오.”
“당신은 확실하지 않은 안전을 믿고 아이를 돌려보내려 합니다.”
“그래도 여기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문해라가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약병 하나가 들려 있었다. 투명한 용기 안의 액체는 원래 색을 잃은 듯 누렇게 흐려져 있었다.
“싸울 힘이 남아 있으면 밖에 나가 장작이나 패.”
문해라가 약병을 노바에게 건넸다.
“북쪽 정착지에서 남은 항생제를 보내 왔다.”
노바가 약병을 분석했다.
“유효기간이 사 년 지났습니다.”
“효과는?”
“성분 안정성 61퍼센트로 추정됩니다.”
“없는 것보다 낫나?”
“예.”
“그럼 써.”
노바는 약병을 다시 살펴봤다.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감염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해라가 도윤을 바라봤다.
“결정해.”
도윤은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통합도시라면 의사와 시스템이 최적의 치료법을 계산했을 것이다. 보호자는 결과에 동의하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확실한 답이 없었다.
효과가 61퍼센트 남은 약.
알 수 없는 부작용.
도시로 돌아갔을 때 벌어질 일.
여기에 남았을 때의 위험.
도윤의 입술이 움직였다.
“투여하십시오.”
노바가 아이의 체중에 맞춰 약의 양을 조절했다.
약물이 혈관으로 들어가는 동안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윤은 투여 속도를 알리는 낡은 표시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제 기다려야 합니다.”
노바가 말했다.
“얼마나?”
“반응을 확인하려면 최소 세 시간이 필요합니다.”
도윤은 다시 아이의 손을 잡았다.
이안은 진료실 밖으로 나왔다.
잠시 뒤 뒤에서 문이 거칠게 열렸다.
도윤이 따라 나왔다.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도시를 판단합니까?”
이안이 돌아섰다.
“판단한 게 아니라, 내가 본 것을 말한 겁니다.”
“당신이 본 것?”
도윤이 가까이 다가왔다.
“당신은 사람들의 기억을 지웠습니다. 지금 저 아이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유에도 당신 같은 사람들이 관여했을 수 있습니다.”
이안의 얼굴이 굳었다.
“그렇습니다.”
너무 쉽게 인정하자 도윤이 잠시 멈췄다.
“그래 놓고 이제 와 선택과 자유를 말합니까?”
“당신은 명령을 따르며 사람을 체포했잖아요.”
“나는 도시를 지켰습니다.”
“누구로부터요?”
“위험한 사람들로부터.”
“도시가 위험하다고 정한 사람들로부터겠죠.”
도윤의 주먹이 먼저 움직였다.
주먹이 이안의 얼굴을 때렸다.
이안의 몸이 장작더미 옆으로 휘청거렸다.
입 안에서 피 맛이 났다.
도윤이 말했다.
“당신은 사람들의 과거를 지우고도, 이제 와 자신만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합니다.”
이안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그리고 도윤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