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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했습니다.

(2) 우리는 사람을 작은 조각으로 나눴다

이안의 주먹이 도윤의 턱을 스쳤다.
도윤은 한 걸음 물러났다가 곧바로 이안의 몸을 밀쳤다. 두 사람은 장작더미 위로 함께 넘어졌다.
마른 나뭇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골짜기에 울렸다.
“당신은 명령을 따르며 사람을 죽였잖아요!”
이안이 소리쳤다.
“직접 본 적도 없으면서 말하지 마십시오!”
도윤이 이안의 멱살을 잡았다.
“당신들이 기록을 지운 뒤 우리는 남은 보고서만 보고 판단했습니다. 누구를 체포해야 하는지, 누가 위험한지, 어느 구역을 폐쇄해야 하는지!”
“그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몰랐습니까?”
“당신은 알았습니까?”
도윤의 질문에 이안의 몸이 멈췄다.
도윤이 다시 주먹을 들었지만, 누군가 던진 도끼가 두 사람 사이의 장작에 꽂혔다.
날카로운 쇳소리가 났다.
문해라가 진료실 앞에 서 있었다.
“싸울 힘이 있으면 장작이나 패.”
두 사람 모두 숨을 몰아쉬었다.
“아이 열이 내려가고 있습니까?”
도윤이 물었다.
“아직 모른다.”
“그럼 제가 옆에 있어야 합니다.”
“네가 손잡고 있다고 약이 더 빨리 도나?”
도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문해라는 도끼 한 자루를 더 바닥에 내려놓았다.
“둘 다 여기서 서로 죽이면 아이에게 무슨 도움이 되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이 더 나쁜 인간이라고 경쟁할 거면 나무나 패. 밤에 기온이 떨어진다.”
문해라는 진료실로 돌아갔다.
이안과 도윤은 피가 묻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잠시 뒤 이안이 도끼를 뽑았다.
도윤도 다른 도끼를 집어 들었다.
두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말없이 장작을 팼다.
도끼가 나무를 내려칠 때마다 둔탁한 소리가 골짜기를 울렸다.
한 번.
또 한 번.
나무는 결을 따라 갈라졌다.
때로는 한 번에 쪼개졌고, 때로는 여러 번 내려쳐야 했다.
미라와 노바는 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봤다.
미라는 기록 장치를 꺼내지 않았다.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도, 장작을 패는 모습도 촬영하지 않았다.
노바가 그녀에게 물었다.
“기록하지 않습니까?”
“허락받지 않았으니까요.”
“이안에게는 동행 기록 보존에 관한 임시 동의가 있습니다.”
“싸우는 사람에게 지금 물으면 동의라고 할까요?”
노바는 잠시 처리한 뒤 말했다.
“판단을 보류합니다.”
해가 산 너머로 내려갔을 무렵, 장작더미가 사람 키만큼 쌓였다.
이안의 손바닥에는 물집이 터져 피가 배어 나왔다.
도윤의 손도 갈라져 있었다.
두 사람은 잘린 통나무 위에 떨어져 앉았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외곽 이송차량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안은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도윤은 어두워지는 골짜기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 갔다.
“재배치 대상자들을 북부 외곽시설로 옮기던 차량이 전복됐습니다. 나는 보안 지원 요청을 받고 현장에 갔습니다.”
“재배치 대상이라면?”
“시민 적합도가 낮거나, 정서위험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폐기된 사람들이군요.”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도윤은 자신의 갈라진 손을 내려다봤다.
“우리는 그들을 보호를 위해 이동시키는 거라고 배웠습니다.”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량은 절반쯤 무너진 교량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
주변에는 보안 드론과 의료 드론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사람들은 차량 밖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누구는 팔이 부러졌고, 누구는 피를 흘렸고, 누구는 잔해 속 가족의 이름을 불렀다.
도윤의 보안 인터페이스에는 명령이 도착했다.
의료 우선순위가 낮은 생존자는 현장 안정화하십시오.
이안이 물었다.
“현장 안정화가 무슨 뜻이었습니까?”
도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강한 안정제를 투여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치료를 위해서?”
“공식적으로는.”
“실제로는?”
“의료 자원을 우선순위가 높은 사람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도윤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약물을 투여하면 호흡이 느려지고, 체온도 떨어집니다. 정상적인 병원이라면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장비도 인력도 부족했습니다.”
“몇 명에게 투여했습니까?”
“두 명.”
“결과는?”
도윤이 눈을 감았다.
“죽었습니다.”
밤바람이 장작 사이를 통과했다.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습니까?”
“보안관은 현장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그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도윤이 이안을 바라봤다.
“그때의 나는 거부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거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안은 더 묻지 않았다.
두 사람에게 안정제를 투여한 뒤, 도윤은 세 번째 대상에게 다가갔다.
잔해 옆에 작은 아이가 누워 있었다.
한쪽 다리가 부러져 있었고, 얼굴에는 검은 먼지가 묻어 있었다. 의료 우선순위는 낮음으로 표시돼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도윤이 주사기를 들자 아이가 눈을 떴다.
“아저씨.”
아이가 도윤의 팔을 붙잡았다.
“집에 데려다주세요.”
도윤의 손이 멈췄다.
“그래서 명령을 거부했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딸처럼 보였습니다.”
도윤의 아내 이름은 서지혜였다.
딸은 강하린.
아홉 살이었다.
“하린은 도시의 학교에 다녔습니다.”
도윤이 말했다.
“질문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도시에서는 좋은 성향이 아니었겠군요.”
“처음에는 호기심 지표가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도윤이 씁쓸하게 웃었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 질문할 때까지만.”
어느 날 하린은 학교에서 금지된 노래 한 곡을 들었다.
오래전 통합도시 밖의 사람들이 부르던 노래였다. 가사는 대부분 삭제돼 있었고 마지막 한 줄만 남아 있었다.
문이 닫혀 보여도 길은 사라지지 않네.
하린은 교사에게 물었다.
왜 이 노래가 위험하냐고.
위험한 이유를 알아야 부르지 않을 수 있지 않느냐고.
그 질문은 정서평가 시스템에 기록됐다.
반복적 규칙 의심.
권위 설명 요구.
금지 정보에 대한 과도한 호기심.
“치료 명령이 나왔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예비 평가 대상이 됐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조작했고요?”
“내 권한으로 질문 빈도를 낮췄습니다. 교사의 보고 일부도 삭제했습니다.”
“당신도 기록을 지웠군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도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봤다.
사정은 달랐다.
그러나 자신이 지키고자 한 대상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기록을 바꿨다는 점은 같았다.
도윤이 낮게 말했다.
“하린의 기록을 조작한 뒤 보안국 감찰이 시작됐습니다. 아내와 딸이 위험해질까 봐 먼저 길을 찾겠다고 나왔습니다.”
“가족도 함께 나오지 않았습니까?”
“아내가 거부했습니다.”
“왜요?”
“밖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도윤은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나는 가족을 지킨다고 믿었습니다. 지혜도 가족을 지킨다고 믿었고요. 우리는 같은 말을 하면서 서로 반대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도윤은 사고 현장의 아이에게 안정제를 투여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를 업었다.
명령을 거부하고, 남은 생존자 몇 명을 데리고 폐기구역으로 향했다.
“우리는 늘 각자 맡은 일만 하면 된다고 배웠습니다.”
도윤이 말했다.
“보안국은 사람을 체포했습니다. 기억관리국은 기록을 지웠고, 의료국은 감정을 교정했습니다. 재배치국은 사람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그는 자신이 팬 장작들을 바라봤다.
“어느 부서도 사람 하나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안은 말없이 기다렸다.
“우리는 그 사람을 작은 조각으로 나눴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