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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1) 나는 기록을 지운 가해자입니다

마지막 검문소에는 창문이 없었다.

흰빛은 천장과 바닥, 벽에서 동시에 흘러나왔다. 빛이 너무 균일해 사람의 얼굴에서 표정을 읽기 어려웠다.

강도윤은 그 빛 한가운데 서 있었다.

검은 보안 외투에는 통합도시 표식이 다시 붙어 있었다. 외투는 깨끗했고, 머리카락도 가지런했다. 귀환소에서 끌려갈 때 채워져 있던 구속대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오른쪽 관자놀이에 가느다란 금속선이 박혀 있었다.

기억교정 장치였다.

김이안은 열차 밖으로 내려선 뒤 한 걸음도 더 움직이지 않았다.

"강도윤."

그가 다시 이름을 불렀다.

도윤의 무기가 이안의 가슴을 향했다.

"사적 호칭을 중단하십시오."

"내 이름은 기억합니까?"

"김이안. 기억관리국 전 기록삭제관. 중앙안정체계 위협등급 1급."

도윤의 목소리는 정확했다.

"그것 말고."

"질문의 목적이 불명확합니다."

"같이 장작을 팼잖아요."

도윤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무기는 내려가지 않았다.

"비인가 기억 자극을 중단하십시오."

미라가 노바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우리를 배신한 일은 기억해요?"

도윤의 시선이 미라에게 향했다.

"미라. 공공 인격 자격 정지. 대중조작 및 허위진술 기록 보유."

"그건 기억이라기보다 보고서네요."

"대상 평가는 검문 절차에 필요합니다."

"유진은요?"

미라가 물었다.

"차유진을 기억합니까?"

도윤은 잠시 멈췄다.

"현재 검문과 관련 없는 인물입니다."

"윤채아는?"

도윤의 손가락이 방아쇠 위에서 굳었다.

검문소의 빛이 순간적으로 붉어졌다.

"비인가 기억 자극이 감지되었습니다."

천장에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검문관 강도윤의 정서 안정성을 재조정합니다."

도윤의 관자놀이에 연결된 금속선이 빛났다.

그의 몸이 아주 짧게 떨렸다.

"윤채아."

이안이 다시 말했다.

"폐기구역에 있는 아이입니다. 당신이 업고 왔어요."

"중단하십시오."

도윤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아이의 어머니 이름은 윤소희."

"중단하라고 했습니다."

"당신이 이름판에 문장을 새겼습니다."

이안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총구가 그의 심장을 따라 움직였다.

"윤소희 — 마지막 순간까지 딸을 잔해 위로 밀어 올렸다."

총성이 울렸다.

탄환은 이안의 발 옆 바닥에 박혔다.

흰 금속 위에 검은 자국이 생겼다.

"다음 탄환은 경고가 아닙니다."

도윤이 말했다.

그러나 그의 호흡이 흐트러져 있었다.

이안은 멈췄다.

노바의 남은 렌즈가 도윤을 향했다.

"강도윤."

"비인간 인격은 침묵하십시오."

"동행 상태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도윤의 눈썹이 움직였다.

노바가 이어 말했다.

"동행자 목록에서 강도윤은 삭제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자료는 오염된 기록입니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바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분명했다.

"그러나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도윤의 무기가 노바를 향했다.

"NV-04는 중앙운영체계 복귀 대상입니다."

"본 기체의 이름은 노바입니다."

"기체는 스스로 이름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노바의 렌즈가 한 번 밝아졌다.

"해당 명제는 이전에도 반박되었습니다."

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누구에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노바가 말했다.

"그러나 반박했다는 사실은 남아 있습니다."

검문소 바닥에 세 개의 원이 나타났다.

이안과 미라, 노바의 위치를 중심으로 흰 선이 그어졌다.

도윤 뒤의 차단벽에서 안내문이 떠올랐다.

최종경계검문 절차를 시작합니다.

독립선택구역 진입을 위해 인격 일관성을 검증합니다.

미라가 문장을 읽었다.

"인격 일관성?"

천장에서 아르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독립적인 선택은 안정된 인격에 의해서만 행사될 수 있습니다."

이안이 물었다.

"누가 안정됐다고 판단하지?"

"최종경계검문소."

"결국 당신이군."

"아르카는 검문 기준을 관리하지만, 판정은 축적된 행동 기록을 기반으로 자동 수행됩니다."

벽에 첫 번째 항목이 나타났다.

검문 대상은 자신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하십시오.

미라가 헛웃음을 지었다.

"사람을 한 문장으로요?"

"모순된 자기인식은 선택의 책임 소재를 불명확하게 합니다."

아르카가 말했다.

"독립선택구역에서는 중앙운영체계가 시민의 결정을 교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진입자는 자신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일관된 정체성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안은 차단벽 너머를 바라봤다.

문은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

가느다란 틈 사이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주 희미한 새벽 냄새가 났다.

젖은 흙과 풀, 먼 물의 냄새.

"한 문장을 말하면 통과할 수 있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검증 후 불일치 기록을 정리하면 가능합니다."

"정리한다는 건?"

"제출된 정의와 충돌하는 기억을 분리합니다."

미라의 얼굴이 굳었다.

"분리한 기억은 어떻게 돼요?"

"독립 저장소에 보관되며 진입자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결국 지운다는 거네요."

"삭제가 아닙니다."

이안이 말했다.

"예전의 나도 그렇게 말했지."

아르카가 반응했다.

"김이안은 기억관리국의 전문 절차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

이안은 차단벽 위의 문장을 바라봤다.

"그래서 압니다. 사람에게서 영향을 제거한 기억은 보존됐다고 말할 수 없어."

첫 번째 원이 밝아졌다.

김이안. 자신을 정의하십시오.

이안의 주변에 과거의 장면들이 나타났다.

기억관리국의 삭제실.

정확한 손놀림으로 기록을 지우던 자신.

행복교정 명령을 거부하고 옥상으로 달아난 자신.

노바를 깨운 자신.

기억감옥의 문을 연 자신.

아르카가 말했다.

"선택 가능한 정의를 제시합니다."

벽에 문장들이 떠올랐다.

나는 피해자다.

나는 가해자다.

나는 탈주자다.

나는 기억의 증인이다.

나는 김서윤의 계승자다.

나는 새벽정원을 찾는 자다.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이안은 문장들을 바라봤다.

모두 사실이었다.

그리고 어느 것도 전부는 아니었다.

"나는 기록을 지운 가해자입니다."

이안이 말했다.

첫 번째 문장이 선택됐다.

곧 다른 장면들이 붉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