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4) 불완전한 저장장치
"사과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이안이 고개를 들었다.
"노바?"
"현재 통신 가능 시간 42초."
"내려올 방법은?"
"교량 하부에 비상 점검구가 있습니다."
"거기까지 갈 수 있어?"
"가능성을 계산 중입니다."
"정확히 말해."
"낮습니다."
이안은 다시 정지 레버를 보았다.
노바가 말했다.
"김이안."
"왜?"
"명령을 반복합니다."
"알아."
"저 때문에 멈추지 마십시오."
통신에 잡음이 끼기 시작했다.
미라가 스피커 가까이 다가갔다.
"노바, 당신이 선택했다는 걸 기록할게요."
"확인했습니다."
"이안 씨가 억지로 두고 간 게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우리를 구했다고 말할게요."
노바가 잠시 침묵했다.
"수정 요청."
"뭘요?"
"노바가 두 사람을 구했다는 표현은 불완전합니다."
상부에서 또 다른 폭발음이 들렸다.
"세 존재가 각자의 선택을 수행했다고 기록하십시오."
미라가 울면서 웃었다.
"끝까지 정확하네요."
"기록은 존재를 보존합니다."
노바가 말했다.
그것은 폐기구역에서 했던 말이었다.
현재의 노바가 그 순간을 기억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노바."
이안이 스피커에 손을 댔다.
"나를 기억해?"
잡음이 길게 이어졌다.
"지정 보호 대상 김이안."
이안은 눈을 감았다.
그것뿐일 수도 있었다.
"추가 기록."
노바가 말했다.
이안이 눈을 떴다.
"불완전한 저장장치."
이안의 입술이 떨렸다.
폐기구역의 밤.
노바가 자신의 기억을 이안에게 맡기며 했던 말이었다.
기억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깊은 곳 어딘가에서 한 조각이 남아 있었다.
"그래."
이안이 말했다.
"내가 기억할게."
"완전한 기억을 보장하지 않습니까?"
"가능한 만큼."
짧은 정적 뒤에 노바가 말했다.
"충분합니다."
통신이 끊겼다.
상부 교량에서 푸른빛이 폭발했다.
노바가 교량의 예비전력을 한꺼번에 방출한 것이다.
강한 전자기파가 퍼지며 회수 드론들의 탐조등이 동시에 꺼졌다.
비행체들이 균형을 잃고 구조물에 충돌했다.
아르카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교량 전체가 흔들렸다.
노바의 왼팔은 여전히 제어 레버를 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어깨 관절에는 붉은 균열이 퍼지고 있었다.
드론 한 대가 마지막 전력으로 노바에게 달려들었다.
노바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왼팔의 고정장치를 잠갔다.
레버와 팔을 완전히 결합했다.
수동 압력 유지.
정비문 개방 지속.
오른쪽 어깨의 짧은 보조장치로 자신의 왼쪽 어깨 연결부를 눌렀다.
절단 장치가 작동했다.
금속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왼팔이 몸에서 분리됐다.
팔은 레버에 매달린 채 계속 압력을 유지했다.
노바의 몸이 뒤로 넘어졌다.
이제 그에게는 두 팔 모두 없었다.
교량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노바는 몸을 옆으로 굴려 정비문 가장자리로 이동했다.
아래에서는 열차의 마지막 칸이 통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거리는 너무 멀었다.
정상적인 기체라면 계산만으로 시도하지 않았을 거리였다.
노바의 렌즈에 수치가 나타났다.
성공 가능성 18퍼센트.
잠시 뒤 숫자가 사라졌다.
노바는 더 이상 계산하지 않았다.
그는 정비문 아래로 몸을 던졌다.
이안과 미라가 탄 열차는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상부 폭발의 충격이 터널을 따라 밀려왔다. 뒤쪽 창문이 흔들렸고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졌다.
이안은 열차 후방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멈춰야 해."
그가 말했다.
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8장 노바가 내린 명령 - (6) 되돌릴 수 없는 문 (0) | 2026.09.24 |
|---|---|
|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8장 노바가 내린 명령 - (5) 다시는 그런 명령 하지 마 (0) | 2026.09.24 |
|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8장 노바가 내린 명령 - (3) 그 정도면 됐어 (0) | 2026.09.23 |
|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8장 노바가 내린 명령 - (2) 살아서 선택하십시오 (0) | 2026.09.22 |
|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8장 노바가 내린 명령 - (1) 너는 기체야 (0) | 2026.09.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