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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새벽정원입니까
이안은 그에게 확신을 주지 않았다.
가족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아르카가 거짓말했을 거라고도 단정하지 않았다.
"찾아야겠군요."
그가 말했다.
도윤이 손을 내렸다.
"어떻게?"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그 말뿐이군."
"그래도 전보다 조금 나아졌습니다."
검문소의 비상음이 울렸다.
노바가 제어기 상태를 분석했다.
"차단벽이 완전 폐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열 수 있어?"
이안이 물었다.
"중앙 검문 논리가 손상되었습니다."
"수동 장치는?"
"도윤의 검문관 권한이 필요합니다."
도윤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
다리가 휘청거렸다.
이안과 미라가 양쪽에서 그를 붙잡았다.
"혼자 설 수 있어."
도윤이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이안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잡고 있겠습니다."
네 존재는 중앙 제어기 앞으로 갔다.
화면에는 붉은 문장이 반복됐다.
인격 일관성 검증 실패.
진입 거부.
검문관 오류.
도윤이 손을 인식기에 올렸다.
강도윤 보안관.
도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화면이 멈췄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말했다.
"강도윤."
인식기가 다시 반응했다.
권한 불일치.
"검문관 직위를 선언하십시오."
아르카의 손상된 음성이 말했다.
도윤은 이안을 바라봤다.
폐기구역 입구에서 문해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직책이 아니라 이름으로 들어오라고.
그때 그는 보안 표식을 떼고 말했다.
강도윤입니다.
"직위를 선언하지 않겠습니다."
도윤이 말했다.
권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차단벽이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미라가 제어기를 두드렸다.
"그럼 어떻게 열어요?"
노바가 화면을 살폈다.
"비상 명령 기록이 있습니다."
"김서윤의 명령?"
"아닙니다."
"그럼?"
노바가 문장을 읽었다.
최종경계의 목적은 완전한 사람만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다.
검문소의 벽 한쪽이 열리며 오래된 기록이 나타났다.
김서윤의 목소리였다.
완전한 일관성은 인간의 특징이 아니다. 그것은 데이터베이스가 원하는 상태다.
이안의 손목 흉터가 뜨거워졌다.
이번에는 문장이 완성됐다.
마지막 문은 자신을 증명한 사람에게 열리는 것이 아니다. 증명할 수 없는 자신까지 데리고 가려는 사람에게 열린다.
아르카의 음성이 말했다.
"해당 기록은 폐기된 설계안입니다."
노바가 물었다.
"비상 실행 조건은?"
화면에 네 개의 빈칸이 나타났다.
진입자는 버리지 않을 자기모순을 선언하십시오.
"우리가 버리지 않을 모순?"
미라가 물었다.
"조금 전 검문에서 말했던 것 같습니다."
이안이 첫 번째 빈칸 앞에 섰다.
"나는 사람들의 기억을 지웠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이제 그 이름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빈칸에 문장이 새겨졌다.
미라가 두 번째 앞에 섰다.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용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가 나를 봐 주길 원합니다. 그래도 그 시선이 다른 사람의 진실을 대신하게 두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 빈칸이 채워졌다.
노바의 앞에 세 번째 빈칸이 나타났다.
"저는 명령에 의해 김이안을 보호합니다."
노바가 말했다.
"그리고 그 명령이 유효한지 질문합니다."
잠시 뒤 덧붙였다.
"저는 손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손상되지 않은 저로 교체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문장이 새겨졌다.
마지막 빈칸이 도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오래 침묵했다.
"나는 가족을 위해 동행자들을 배신했다."
도윤이 말했다.
"그리고 동행자들이 살아남도록 길을 열었다."
그는 관자놀이의 끊어진 금속선을 만졌다.
"나는 도시로 돌아가고 싶다."
이안이 그를 바라봤다.
"그런데?"
"아르카가 시키는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
마지막 빈칸이 채워졌다.
검문소 전체가 조용해졌다.
아르카의 음성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모순된 인격은 위험합니다."
이안이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독립선택구역은 여러분을 교정하지 않습니다."
미라가 말했다.
"그래서 가는 거예요."
"도움을 요청해도 중앙운영체계가 개입하지 않습니다."
도윤이 말했다.
"도움과 지배는 다르다."
"진입 후 발생한 모든 결과는 진입자의 책임입니다."
노바가 대답했다.
"책임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차단벽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닫히는 방향이 아니었다.
검은 벽이 천천히 양옆으로 갈라졌다.
새벽빛이 검문소 안으로 밀려들었다.
흰 인공조명과 달랐다.
빛은 약했고, 그림자를 만들었다.
네 존재의 몸 뒤로 서로 다른 모양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이안의 그림자.
미라의 그림자.
도윤의 그림자.
양팔이 없는 노바의 작은 그림자.
차단벽 너머에는 내리막길이 이어져 있었다.
멀리 검은 산맥 사이로 넓은 골짜기가 보였다. 골짜기 아래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고, 안개 사이로 수많은 작은 불빛이 흔들렸다.
도시의 정돈된 불빛이 아니었다.
밝기와 간격이 모두 달랐다.
누군가 켠 등불처럼 보였다.
하늘 동쪽 끝은 아직 어두웠지만, 수평선 아래에서 푸른빛이 올라오고 있었다.
"새벽정원입니까?"
미라가 물었다.
노바가 분석을 시도했다.
"공식 지리자료가 없습니다."
"이번에도 확인할 수 없다고요?"
"예."
미라는 울면서 웃었다.
도윤은 문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안이 물었다.
"가지 않습니까?"
"내 가족은 반대편에 있어."
"알고 있습니다."
"저 문을 지나면 돌아올 수 없다고 적혀 있었어."
"검문소가 그렇게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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