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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1) 안전하다고 거짓말하지 않는 곳에 가깝지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에는 표지판이 없었다.
길은 누군가 정교하게 만든 도로가 아니라, 먼저 걸어간 사람들이 밟아 만든 흔적에 가까웠다. 풀 사이로 흙이 드러난 부분도 있었고, 밤새 내린 이슬 때문에 미끄러운 돌도 있었다.
김이안과 미라는 노바의 몸을 양쪽에서 들었다. 강도윤은 뒤쪽에서 노바의 무게를 받쳤다.
양팔을 잃은 노바는 세 사람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현재 운반 자세가 비효율적입니다."
노바가 말했다.
도윤이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팔이 없는데도 잔소리는 그대로군."
"효율 분석은 팔의 유무와 관계없습니다."
"그 말은 기억하는가?"
"현재 상황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미라가 웃었다.
"기억을 잃어도 노바는 노바네요."
노바의 남은 렌즈가 미라를 향했다.
"논리적 근거가 부족한 결론입니다."
이안이 말했다.
"그 대답도 노바답고."
새벽빛은 골짜기 안쪽으로 천천히 번지고 있었다.
오후정착지의 인공 태양처럼 모든 것을 같은 밝기로 비추지 않았다. 산의 동쪽 면은 푸른빛을 띠었고, 서쪽 사면에는 아직 밤의 어둠이 남아 있었다.
빛과 어둠이 동시에 존재했다.
그 사이로 강물이 흘렀다.
골짜기 아래에 가까워질수록 물소리가 커졌다. 침묵의 사막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소리였다.
물이 돌에 부딪히는 소리.
바람이 풀잎을 스치는 소리.
멀리서 누군가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
아이의 울음과 웃음.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부르는 목소리.
정돈되지 않은 소음이었다.
이안은 그 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길 끝에는 낮은 목조 다리가 놓여 있었다.
다리 앞에는 오래된 금속판 하나가 땅에 박혀 있었다. 붉은 녹이 문장의 절반을 덮고 있었다.
미라가 손으로 녹을 닦아 냈다.
이곳은 당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도윤이 다음 줄을 읽었다.
당신의 선택이 옳다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이안이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다만 떠날 문과 돌아올 길을 닫지 않으려 합니다.
다리 반대편에는 경비원이 없었다.
생체 인식기도, 감정 평가 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나무 의자 하나와 작은 종이 놓여 있었다.
종 아래에는 손으로 쓴 글씨가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울리십시오. 혼자 있고 싶으면 지나가십시오.
미라가 종을 바라봤다.
"울릴까요?"
도윤이 노바를 내려다봤다.
"도움이 필요하잖아."
노바가 말했다.
"세 인간의 운반으로 이동은 가능합니다."
이안이 물었다.
"노바는 도움받고 싶어?"
노바의 렌즈가 한 번 깜박였다.
"외부 수리와 전력 공급이 필요합니다."
"그건 계산이고."
미라가 말했다.
"누군가 와서 당신을 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노바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현재 세 인간의 피로도가 높습니다."
도윤이 한숨을 쉬었다.
"끝까지 우리 걱정으로 답하는군."
노바의 내부에서 짧은 검색음이 들렸다.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안이 종을 울렸다.
맑은 금속음이 골짜기 안으로 퍼졌다.
잠시 뒤 다리 건너편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다.
무기를 든 사람은 없었다.
두 사람은 바퀴 달린 운반대를 밀고 왔고, 한 사람은 의료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들 뒤에서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달려왔다.
아이의 머리카락은 한쪽만 짧게 잘려 있었다. 손에는 파란색 물감이 묻어 있었다.
"누가 다쳤어요?"
아이가 물었다.
"모두 조금씩."
미라가 말했다.
아이의 시선이 노바에게 멈췄다.
"팔이 없어요."
도윤이 대답했다.
"우리도 봤다."
"이름은요?"
노바가 말했다.
"노바."
아이는 곧장 노바의 가슴판을 보았다.
불에 타 절반만 남은 파란 별.
"별도 다쳤네요."
"도형의 일부가 손상되었습니다."
"다시 그려 줄까요?"
노바는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이안은 노바 대신 말하지 않았다.
아이는 기다렸다.
"기존 형태를 지우지 않는 조건으로 허용합니다."
노바가 말했다.
아이가 활짝 웃었다.
"그럼 더 큰 별로 그리면 돼요."
운반대를 가져온 여자가 말했다.
"나는 세린이야. 치료소에서 일해."
그녀는 노바의 몸체를 살폈다.
"이쪽은?"
"김이안입니다."
"미라예요."
도윤은 잠시 머뭇거렸다.
보안 외투의 표식은 검문소를 지나며 떼어 내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그는 손을 들어 표식을 만졌다.
"강도윤입니다."
세린은 표식을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단 들어가자."
그녀가 말했다.
"소개는 몸이 버틸 때 해도 돼."
다리를 건너자 마을이 보였다.
이안이 상상했던 정원과는 달랐다.
꽃과 나무가 질서 있게 배열된 낙원이 아니었다.
강 주변에는 크기와 형태가 다른 집들이 불규칙하게 서 있었다. 어떤 집은 나무로 지어졌고, 어떤 집은 통합도시에서 가져온 금속 컨테이너를 개조한 것이었다.
지붕에 태양광판을 얹은 집도 있었고, 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천막도 있었다.
밭에서는 서로 다른 작물이 뒤섞여 자랐다. 몇몇 줄은 반듯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잡초와 채소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은 조용히 협력하고 있지 않았다.
강가에서는 두 사람이 물길을 두고 언쟁하고 있었다.
"북쪽 밭에 먼저 보내야 해!"
"지난번에도 북쪽이 먼저였어!"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잖아."
"그래서 남쪽 사람은 적게 먹어도 된다는 거야?"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지붕 보수 작업이 중단돼 있었다.
책임을 맡은 사람이 자재를 잘못 계산한 모양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고 있었다.
한 아이는 길 한가운데 앉아 울고 있었고, 다른 아이는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미라가 마을을 둘러봤다.
"생각보다 혼란스럽네요."
세린이 웃었다.
"기대가 컸나 봐."
"새벽정원이라고 하니까 조금은."
"누가 여길 그렇게 불렀어?"
미라가 이안을 바라봤다.
"모두요."
세린은 운반대를 밀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 이름은 강변마을이야."
이안의 걸음이 멈췄다.
"새벽정원이 아닙니까?"
"그 이름을 쓰는 사람도 있지."
"그럼 새벽정원은 어디죠?"
세린은 골짜기를 가리켰다.
"어떤 사람은 여기가 새벽정원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북쪽 산 너머라고 해. 도시 지하에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정확한 위치가 없습니까?"
"위치를 정하면 누군가 경계를 세우려고 하거든."
세린은 다리 쪽을 돌아봤다.
"들어와도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을 나누고, 누가 진짜 주민인지 증명하라고 하지."
도윤이 물었다.
"그러면 통합도시 밖의 독립구역 전체를 새벽정원이라고 부릅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당신은요?"
세린은 잠시 생각했다.
"나는 장소보다 약속에 가깝다고 생각해."
"어떤 약속입니까?"
"문을 닫지 않겠다는 약속."
이안은 다리 앞의 문장을 떠올렸다.
떠날 문과 돌아올 길을 닫지 않으려 합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습니까?"
도윤이 물었다.
"아니."
세린의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왜죠?"
"사람을 해치러 온 이도 있고, 식량을 빼앗으려는 이도 있으니까."
"그럼 결국 검문하겠군요."
"검문은 해."
세린은 도윤의 보안 외투를 바라봤다.
"하지만 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한 문장으로 정해 들어오지 못하게 하지는 않아."
"차이가 뭡니까?"
"무엇을 했는지는 묻지."
"그리고?"
"지금 무엇을 하려는지도."
세린은 강가에서 다투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대답이 마음에 안 들면 또 묻고, 거짓말하면 지켜보고, 위험하면 무기를 맡겨. 그래도 사람이 바뀔 수 없다고 미리 결정하지는 않으려고 해."
"성공합니까?"
도윤이 물었다.
세린이 웃었다.
"자주 실패해."
"그러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위험하지."
"그런데도 계속하고요?"
"다른 방법도 위험하니까."
세린은 노바의 운반대를 치료소 쪽으로 돌렸다.
"여긴 안전한 곳이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안전하다고 거짓말하지 않는 곳에 가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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