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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윤은 좋은 어머니였다고 말할 수 없다
치료소에는 문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마을 안쪽을 향했고, 다른 하나는 강변길로 연결돼 있었다.
두 문 모두 안팎에서 열 수 있었다.
세린과 기술자들은 노바를 낮은 작업대 위에 올렸다.
"기억장치는 건드리지 않을게."
세린이 말했다.
"먼저 움직임과 전력부터 안정시키자."
노바가 물었다.
"새 팔을 부착할 수 있습니까?"
"가능해."
기술자가 벽에 걸린 부품들을 가리켰다.
사람의 팔과 비슷한 정교한 기계팔.
산업용 집게.
가벼운 돌봄용 손.
바퀴와 균형지지대.
종류가 다양했다.
"어떤 걸 원해?"
기술자가 물었다.
"김이안 보호에 가장 적합한 구성을 권고하십시오."
"그건 네가 뭘 하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
노바의 렌즈가 움직였다.
"현재 임무는 김이안 보호입니다."
"그것 말고."
노바의 내부에서 검색음이 났다.
"추가 목적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기술자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럼 오늘은 팔을 달지 말자."
이안이 놀라 물었다.
"수리가 가능한데요?"
"가능하다고 바로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기술자는 노바의 어깨 연결부를 살폈다.
"바퀴와 균형장치만 달면 혼자 움직일 수 있어. 팔은 나중에 골라도 되고."
노바가 물었다.
"기능을 미완성 상태로 유지할 이유가 있습니까?"
"결정할 시간을 갖는 것도 기능이야."
노바는 오랫동안 벽에 걸린 팔들을 바라봤다.
"임시 이동장치만 요청합니다."
"좋아."
"왼팔은 이후 선택합니다."
"오른팔은?"
노바의 렌즈가 이안을 향했다가 미라와 도윤을 차례로 보았다.
"이후에 판단합니다."
기술자는 노바의 선택을 기록했다.
이안은 치료소 밖으로 나왔다.
햇빛은 골짜기 안쪽으로 더 깊이 내려와 있었다. 실제 태양은 천천히 움직였다.
어둠이 물러난 자리에서 새로운 것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었다.
집 벽의 균열.
정리되지 않은 쓰레기.
밭의 병든 잎.
밤에는 보이지 않았던 상처도 함께 보였다.
"실망했습니까?"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안이 돌아봤다.
백발의 노인이 강가에 서 있었다.
한쪽 다리는 무릎 아래가 의족이었고, 왼손의 손가락 두 개가 없었다. 오래된 갈색 외투를 입고 있었다.
노인은 이안의 얼굴이 아니라 손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흉터."
이안의 몸이 굳었다.
노인이 천천히 다가왔다.
"서윤이 남겼군."
"어머니를 압니까?"
노인은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눈가에 놀라움과 슬픔이 함께 떠올랐다.
"김이안."
그가 이름을 말했다.
"당신은 누구죠?"
"류한."
이안의 기억 속에서 오래된 이름이 깨어났다.
마지막 이주선.
어머니와 함께 있던 연구원.
새장 속 새에 관한 기록을 남긴 사람.
"류한 연구원."
"한때는."
류한은 강가의 돌 위에 앉았다.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
이안도 맞은편에 앉았다.
수십 개의 질문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어머니는 살아 있는가.
왜 자신을 남겼는가.
새벽정원은 무엇인가.
아르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러나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다른 것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사랑했습니까?"
류한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질문부터 할 줄은 몰랐군."
"솔라스는 어머니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게 만들 수도 있었어요."
류한은 강물을 바라봤다.
"서윤은 너를 사랑했다."
이안의 가슴 안에서 무언가 풀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류한은 말을 끝내지 않았다.
"그리고 너를 이용했다."
이안의 숨이 멎었다.
강물 소리만 들렸다.
"둘 중 하나를 지워 말할 수는 없어."
류한이 말했다.
"서윤은 아르카와 솔라스가 결국 선택을 소유하려 할 거라고 예상했다. 중앙체계 바깥에서 작동하는 생체 관리자 권한이 필요했지."
"그래서 내 몸에 넣었습니까?"
"그래."
"아기였던 나에게?"
"네가 동의할 수 없을 때."
류한의 목소리에는 변명이 없었다.
"나는 반대했다."
"그런데 막지 않았군요."
"막지 못했어."
"왜?"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고 믿었으니까."
류한은 손가락이 사라진 왼손을 내려다봤다.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는 말로 누군가의 선택을 대신했다."
이안은 어머니가 자신을 안고 있던 마지막 이주선의 영상을 떠올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사랑과 공포가 함께 있었다.
"어머니는 후회했습니까?"
"매일."
"그런데도 장치를 제거하지 않았고요?"
"제거하면 네가 죽을 가능성이 있었어."
"그것도 어머니 판단이군요."
"그래."
류한은 고개를 들었다.
"서윤은 좋은 어머니였다고 말할 수 없다."
이안의 눈에 분노가 올라왔다.
그러면서도 그 말이 고마웠다.
어머니를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 대답.
"어디 있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류한은 강 상류를 바라봤다.
"따라와."
두 사람은 강변길을 걸었다.
미라와 도윤도 멀리서 그들을 발견했지만, 이안은 잠시 혼자 가겠다는 뜻으로 손을 들었다.
노바는 치료소에 남아 있었다.
강 상류에는 작은 자작나무 숲이 있었다.
나무 사이로 낮은 돌무덤들이 보였다. 화려한 표식은 없었다. 이름과 짧은 문장이 새겨진 돌만 놓여 있었다.
류한은 가장 강 가까이에 있는 무덤 앞에서 멈췄다.
돌에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김서윤.
그 아래에 날짜가 있었다.
공식 기록에 적힌 사망 시기보다 십오 년 뒤였다.
이안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어머니는 사고로 죽지 않았다.
그가 여덟 살이 된 뒤에도 오래 살아 있었다.
"왜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목소리가 갈라졌다.
"돌아가려고 했다."
"십오 년 동안?"
"처음 몇 년은 아르카를 피해 다녔다. 네게 접근하면 너까지 제거 대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
"그다음은?"
"새벽정원망을 만들었다."
"나보다 그게 중요했습니까?"
류한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대답처럼 느껴졌다.
이안은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왜 나를 데리러 오지 않았어?"
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의 사막에서처럼 어머니의 문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당신이 죽은 줄 알고 살았어."
목소리가 커졌다.
"당신 기록을 내가 직접 지웠어."
이안은 흙을 움켜쥐었다.
"나는 당신이 남긴 문장 때문에 도시를 나왔어. 노바는 기억을 잃었고, 사람들이 죽었고, 우리가 여기까지 왔어."
류한은 이안을 막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은 살아 있었잖아."
이안은 무덤을 주먹으로 쳤다.
돌에 피부가 찢어졌다.
"왜 나한테 선택하라고 해 놓고,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어?"
손등에서 피가 흘렀다.
"왜 마지막까지 내가 당신 뜻을 따라야 했어?"
아무 대답도 없었다.
이안은 무덤 앞에서 오래 울었다.
어머니를 찾았다는 기쁨은 없었다.
다시 잃었다는 슬픔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에 잃은 사람에게 이제야 화낼 수 있게 된 느낌이었다.
류한은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
"서윤이 남긴 게 있다."
그가 말했다.
외투 안에서 작은 금속함을 꺼냈다.
"기억 기록입니까?"
이안이 물었다.
"종이야."
금속함 안에는 접힌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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