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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직 확인 중입니다
이안은 모래 위에 주저앉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자신은 지금까지 어머니의 문장을 명령처럼 따르고 있었다.
아르카의 명령을 거부한 뒤 김서윤의 명령으로 옮겨 갔을 뿐일 수도 있었다.
북쪽으로 가라.
노바를 깨워라.
문을 찾아라.
새벽정원으로 가라.
어머니가 남겼기 때문에 진실이라고 믿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 길도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확신할 수 없었다.
김서윤에게도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솔라스를 막기 위한 관리자 계승자로 키웠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아들에게 자유를 준 것이 아니라, 마지막 임무를 심어 놓았을 수도 있었다.
“이안 씨.”
미라가 가까이 다가왔다.
“괜찮아요?”
“모르겠습니다.”
“엄마한테 화내고 있었어요?”
이안은 그녀를 바라봤다.
“들렸습니까?”
“말은 잘 안 들렸어요.”
미라가 옆에 앉았다.
“얼굴은 보였고요.”
둘은 한동안 침묵했다.
미라가 말했다.
“유진한테 사과하려는 것도 비슷할까요?”
“뭐가요?”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가는 건지, 유진이 원할 거라고 생각해서 가는 건지 모르겠어요.”
“유진은 만나고 싶을지 아직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요.”
미라는 무릎을 끌어안았다.
“내가 유진을 찾아가면, 또 내 마음 편해지려고 그 사람 앞에 나타나는 걸 수도 있잖아요.”
이안이 말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조금은 아니라고 해 주면 안 돼요?”
“그게 사실인지 모르니까요.”
미라는 씁쓸하게 웃었다.
“당신답네요.”
“대신 유진이 만나기 싫다고 하면 멈출 수는 있잖아요.”
“그럼 사과를 못 할 수도 있어요.”
“사과할 기회가 당신 권리는 아니니까요.”
미라의 얼굴이 굳었다.
이안은 자신이 너무 차갑게 말했음을 깨달았다.
“미안합니다.”
“아니에요.”
미라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맞는 말이라서 기분 나쁜 거예요.”
그녀는 이안을 바라봤다.
“당신도 어머니가 답해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 거죠?”
이안은 대답하지 못했다.
“당신을 이 길로 보냈으니까.”
“적어도 이유는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아 있다면 물어볼 수 있겠죠.”
“죽었다면?”
“대답을 못 듣는 채로 살아야겠죠.”
너무 단순한 말이었다.
그래서 더 잔인했다.
이안은 손목을 내려다봤다.
“어머니의 문장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라가 사막을 바라봤다.
“당신이 정해야겠죠.”
“그게 무섭습니다.”
“나도 그래요.”
“우리가 잘못 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알아요.”
“새벽정원이 실제로 없을 수도 있고.”
“그것도.”
“어머니가 나를 이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미라는 잠시 생각했다.
“그걸 알아도 계속 갈 거예요?”
이안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걸었다.
하지만 길 위에서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났다.
폐기구역의 사람들.
기억감옥의 인격들.
미라.
노바.
도윤.
이제 새벽정원은 어머니의 비밀만이 아니었다.
사람이 자신의 선택을 소유할 수 있는 장소가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김서윤이 거짓말했더라도 그 질문까지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갈 겁니다.”
이안이 말했다.
“왜요?”
“이제는 내 질문이 됐으니까.”
미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머니의 명령만 따라가는 건 아니네요.”
“그렇다고 내가 자유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노바한테 배운 대답 같아요.”
둘은 바위 쪽으로 돌아왔다.
노바는 절전 상태에서 깨어 있었다.
“대화를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노바가 말했다.
미라가 놀랐다.
“왜요?”
“동행자가 평가하지 말고 곁에 있기 위해 보라고 요청했습니다.”
“우리가 말한 걸 들었어요?”
“일부만.”
“기억에는 안 남겼고요?”
“예.”
이안이 물었다.
“기록하지 않아도 괜찮아?”
노바가 대답했다.
“모든 입력을 저장하면 기억영역이 빠르게 소진됩니다.”
“효율 때문이야?”
“부분적으로.”
노바의 푸른 렌즈가 이안을 바라봤다.
“기록하지 않은 시간이 존재해도 동행은 계속되는지 확인하려 합니다.”
이안은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결과는?”
“아직 확인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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