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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바니까
“저를 이곳에 남기면 두 사람의 이동 속도가 증가합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그렇기 때문에 생존 자원을 보존해야 합니다.”
미라가 말했다.
“노바, 당신은 여기 남으면 어떻게 돼요?”
“전력 종료 후 기체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다시 켤 수 있어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건 죽는 거랑 비슷한 거잖아요.”
노바가 잠시 멈췄다.
“정의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안은 노바의 가슴에 있는 파란 별을 바라봤다.
기억감옥 전에 노바는 물었다.
보호 기능을 상실해도 자신을 데리고 갈 것인지.
이안은 노바이기 때문에 같이 간다고 답했다.
지금의 노바는 그 대화를 기억하지 못했다.
“전에 내가 너한테 말했어.”
이안이 말했다.
“무엇을 말했습니까?”
“네가 나를 보호하지 못해도 같이 갈 거라고.”
노바의 렌즈가 흔들렸다.
“해당 기록은 없습니다.”
“알아.”
“김이안의 기억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알아.”
“현재 상황과 과거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내 대답은 같아.”
노바가 물었다.
“이유는?”
“노바니까.”
노바는 긴 시간 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논리적으로 불완전한 답변입니다.”
“그때도 그렇게 말했어.”
“제가 어떻게 답했습니까?”
이안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그건 설명이 아니라고.”
노바의 렌즈가 아주 미세하게 밝아졌다.
“그 답변은 현재의 제 언어 패턴과 일치합니다.”
“그러니까 믿어 달라는 건 아니야.”
이안이 말했다.
“이번에도 네가 선택해.”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노바가 말했다.
“저를 남기고 두 인간이 이동하거나, 세 존재가 함께 이동하다 생존 가능성이 감소합니다.”
미라가 물었다.
“당신은 어느 쪽을 원해요?”
노바는 즉시 답하지 못했다.
“원함의 기준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계산 말고.”
“계산을 제외하면 판단 수단이 부족합니다.”
미라는 노바 가까이 앉았다.
“그러면 아주 작은 걸로 정해 봐요.”
“무엇입니까?”
“우리랑 더 걷고 싶어요?”
노바의 내부에서 검색음이 반복됐다.
“더 걸으면 기체 손상이 증가합니다.”
“알아요.”
“임무 성공 가능성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런데도 질문합니까?”
“예.”
노바는 이안과 미라를 번갈아 바라봤다.
“현재 동행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추가 자료를 획득하고 싶습니다.”
미라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그게 같이 가고 싶다는 뜻일 수도 있어요.”
“정확한 분류는 어렵습니다.”
이안이 말했다.
“그럼 확인하러 같이 가자.”
세 사람은 노바를 두고 가지 않았다.
이안과 미라는 노바의 몸에 천을 묶었다.
번갈아 끌기로 했다.
노바는 계속 비효율적이라고 경고했다.
두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막은 그들의 대화마저 삼켰다.
이안은 노바를 끌며 수십 걸음마다 멈췄다.
발목의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미라가 교대하면 그녀의 작은 몸이 노바의 무게에 뒤로 끌렸다.
노바는 남은 전력을 이용해 바퀴 없는 다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도움이라기보다는 함께 움직인다는 표시처럼 보였다.
밤이 가까워졌을 때 미라가 쓰러졌다.
이안이 그녀를 일으키려 했지만 자신도 무릎을 꿇었다.
물통에는 마지막 한 모금만 남아 있었다.
노바가 말했다.
“미라에게 제공하십시오.”
미라가 고개를 저었다.
“이안 씨가 마셔요.”
“둘 다 절반씩.”
“양이 너무 적습니다.”
노바가 말했다.
“미라의 탈수 상태가 더 심각합니다.”
이안이 물통을 미라에게 건넸다.
미라는 받지 않았다.
“당신 발목도 심각해요.”
“마셔요.”
“싫어요.”
“이럴 때까지 선택권 얘기할 겁니까?”
“그럼 당신도 나한테 강요하지 마요.”
둘은 물통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봤다.
노바가 왼팔을 움직였다.
손상된 손가락으로 물통을 잡아 가운데에 놓았다.
“결정을 제안합니다.”
“뭔데?”
“현재 물을 마시지 않으면 증발과 오염으로 손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라가 힘없이 웃었다.
“결국 효율 얘기네요.”
노바가 물통 뚜껑에 남은 물을 절반씩 나눴다.
정확한 양은 아니었다.
한쪽이 조금 더 많았다.
노바는 더 많은 쪽을 미라에게 줬다.
“이건 당신이 결정한 거예요?”
미라가 물었다.
“생체 위험도를 기준으로 배분했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했잖아요.”
노바가 대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물을 마셨다.
갈증은 전혀 줄지 않았다.
그러나 빈 물통은 더 이상 선택을 미루게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세 사람은 모래 위에 쓰러지듯 누웠다.
아무도 내일을 말하지 않았다.
곧 도착한다고 하지 않았다.
괜찮아질 거라고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안은 미라의 손목에 두 손가락을 대 맥박을 확인했다.
미라는 노바의 가슴에 남은 작은 전력등을 바라봤다.
노바는 절전 상태에 들어가기 전 말했다.
“다음 기동 가능 시간은 약 4분입니다.”
“내일 써.”
이안이 말했다.
“내일이 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알아.”
“그런데도 보존합니까?”
이안은 눈을 감았다.
“그래.”
노바는 더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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