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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4) 예상했으면 다른 말도 준비했겠군

다음 날부터 물이 빠르게 줄었다.

노바는 인간 두 명에게 우선 배분하자고 했다.

자신은 냉각에 최소한의 물만 필요하다고 했다.

미라는 배급량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안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세 사람은 아무도 충분히 마시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이안의 시야가 흐려졌다.

미라의 입술은 갈라졌고 걸음이 자주 흔들렸다.

노바의 관절에서는 열 경고가 반복됐다.

사막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돌과 모래.

지워지는 발자국.

소리를 삼키는 바람.

그들은 말을 줄였다.

처음에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말하지 않는 것이 편해졌다.

상대에게 괜찮다고 거짓말하지 않아도 됐다.

곧 도착한다고 격려하지 않아도 됐다.

잘못된 길이 아니라고 확신시키지 않아도 됐다.

이안이 넘어지면 미라가 팔을 잡았다.

미라가 멈추면 이안도 멈췄다.

노바의 다리가 과열되면 두 사람이 기체를 모래 위에 눕히고 기다렸다.

아무도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이 없어도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

사막의 셋째 날, 그들은 사람의 뼈를 발견했다.

모래 위로 손 하나가 드러나 있었다.

이안과 미라가 모래를 걷어 내자 오래된 시신이 나타났다.

몸에는 여행용 외투가 남아 있었고, 손목에는 통합도시 초기형 인터페이스가 달려 있었다.

가슴 옆에는 작은 금속함이 있었다.

노바가 함을 열었다.

안에는 물이 없었다.

대신 종이 수십 장이 들어 있었다.

모두 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곧 도착한다.

첫 번째 종이에는 또렷한 글씨였다.

뒤로 갈수록 글씨가 흔들렸다.

마지막 종이에는 피로 쓴 듯한 붉은 문장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 이 문장을 읽으면 내가 틀렸다고 말해 달라.

미라가 종이를 내려다봤다.

“이 사람은 목적지가 가까이 있다고 믿었군요.”

이안이 말했다.

“그 믿음 때문에 계속 걸었을 수도 있습니다.”

“희망이 죽인 건가요?”

모로스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희망은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노바가 시신의 장치를 분석했다.

“마지막 생체기록을 일부 복구할 수 있습니다.”

“재생해 줘.”

노바의 가슴에서 희미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육 일째.”

남자의 목소리였다.

숨이 거칠었다.

“해가 움직이지 않는다.”

긴 침묵.

“나는 계속 동쪽이라고 생각한 방향으로 간다.”

다시 호흡 소리.

“확실하지 않다.”

남자가 웃었다.

“그래도 곧 도착한다고 써 두면 걸을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알겠다.”

“나는 도착할 거라고 믿은 게 아니다.”

“멈추면 왜 걸었는지 설명할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웠다.”

기록이 끝났다.

미라는 종이들을 모았다.

“태워야 할까요?”

“왜요?”

“다른 사람이 읽고 같은 믿음을 가질 수 있잖아요.”

이안은 마지막 문장을 다시 봤다.

내가 틀렸다고 말해 달라.

“한 장만 남깁시다.”

“어떤 걸요?”

이안은 마지막 종이와 첫 번째 종이를 함께 들었다.

하나는 ’곧 도착한다’고 확신하는 문장.

다른 하나는 자신이 틀렸다고 말해 달라는 문장.

“둘 다.”

그는 두 장을 금속함 안에 넣었다.

나머지는 모래 위에 펼쳤다.

“왜 둘 다 남겨요?”

미라가 물었다.

“한 문장만 남기면 이 사람을 우리가 원하는 이야기로 바꾸게 되니까.”

노바가 말했다.

“상반된 기록을 함께 보존합니다.”

세 사람은 시신 옆에 돌을 쌓았다.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다.

금속함 표면에 짧은 문장을 새겼다.

한 여행자 — 도착할 것이라 믿었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남겼다.

그들은 다시 걸었다.

그날 저녁, 노바의 전력이 19퍼센트 아래로 떨어졌다.

“절전 모드로 전환해야 합니다.”

노바가 말했다.

“걸을 수 없어지는 거야?”

“외부 보조 없이 이동하기 어렵습니다.”

“얼마 동안?”

“충전 수단을 찾을 때까지.”

주변에는 전력원이 없었다.

미라가 말했다.

“우리가 끌고 가요.”

“인간 두 명의 체력 상태로는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여기 두고 갈 수는 없잖아요.”

“저는 지정 보호 대상의 생존을 우선합니다.”

노바가 이안을 바라봤다.

“김이안과 미라는 이동해야 합니다.”

이안의 얼굴이 굳었다.

“너를 두고?”

“예.”

“싫어.”

“감정적 거부는 예상했습니다.”

“예상했으면 다른 말도 준비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