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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1) 시간을 처음 물은 건 노바였다

오후정착지에서는 누구도 아침 인사를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나면 그저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나린."

"해오."

"미라."

"이안."

어제와 오늘을 구분하는 말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식사는 첫 번째 식사와 두 번째 식사로 나뉘었고, 일을 시작하는 시각과 끝내는 시각도 정해져 있지 않았다. 피곤한 사람은 잤고, 배고픈 사람은 먹었다. 밭에 물이 필요하면 누군가 물을 길었고, 지붕이 흔들리면 손이 비어 있는 사람들이 올라가 고쳤다.

통합도시처럼 모든 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다.

김이안은 정착지에 들어온 뒤 처음 며칠 동안 대부분 잠들어 있었다.

사막에서 상한 발목에는 약초와 합성조직을 섞은 치료제가 발라졌다. 갈라진 손과 입술도 조금씩 나았다. 미라는 탈수 증세가 심해 하루 가까이 고열에 시달렸지만, 나린과 마을 사람들이 번갈아 곁을 지켰다.

노바는 풍력발전기의 예비전력망에 연결됐다.

충전은 느렸지만 안정적이었다.

마을의 수리공은 노바의 왼팔 관절을 분리해 모래를 털어 냈고, 폐기된 농업기계의 축을 깎아 새 연결부를 만들었다. 오른팔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균형 보조장치가 추가됐다.

"기억장치는 손댈 수 없어."

수리공이 말했다.

"외부 덮개를 열면 지금 남아 있는 것까지 잃을 수 있다."

"그대로 두십시오."

노바가 대답했다.

"복구할 방법이 있을 수도 있는데?"

"현재의 기억을 제거하는 복구는 원하지 않습니다."

이안은 멀리서 그 말을 들었다.

노바는 기억감옥 이전의 대화를 대부분 잊었다.

그러나 솔라스의 탑에서 복원을 거부했던 선택의 흔적은 어딘가에 남아 있는 듯했다.

왜 거부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해도, 거부했다는 방향은 남아 있었다.

이안은 그것이 기억인지 성격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둘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는지도 몰랐다.

치료를 받은 지 사흘째라고 이안이 생각한 날, 그는 나린을 찾아갔다.

나린은 마을 가장자리에서 멈춰 있는 풍력발전기의 날개를 닦고 있었다. 바람은 불고 있었지만 날개는 움직이지 않았다.

"바람이 있는데 왜 돌지 않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발전기는 아니니까."

"풍력발전기처럼 보이는데요."

"원래는 그랬지."

나린은 천으로 날개의 먼지를 닦았다.

"지금은 빛을 흩어 주는 데 써."

이안은 고개를 들었다.

풍력발전기의 날개 표면에는 수많은 작은 거울 조각이 붙어 있었다. 날개가 아주 느리게 각도를 바꾸자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 마을 전체로 분산됐다.

태양처럼 보였던 밝은 원은 실제 태양이 아니었다.

사막 외곽에 설치된 수십 개의 반사판이 빛을 모아 만들어 낸 인공 광원이었다.

"실제 태양은 어디 있습니까?"

"지금은 지평선 아래에 있을 거야."

이안은 놀라 하늘을 바라봤다.

"밤이라고요?"

"낮은."

"여기는 왜 계속 밝죠?"

"어두워지지 않게 만들었으니까."

나린은 사다리에서 내려왔다.

"처음에는 사막 통과자들을 위한 회복시설이었어. 낮에 길을 잃고 저녁에 구조된 사람들이 많았지."

"그래서 밤을 없앴습니까?"

"저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었거든."

"저녁을 왜?"

나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마을 입구의 물통 세 개를 가리켰다.

처음 온 사람.

다시 온 사람.

떠날 사람.

'떠날 사람'이라고 적힌 물통은 가득 차 있었다. 표면에는 먼지가 얇게 내려앉아 있었다.

다른 두 물통은 하루에도 여러 번 채워졌다.

"저 물은 아무도 마시지 않습니까?"

이안이 물었다.

"가끔은."

"마지막으로 마신 사람이 언제였죠?"

"날짜를 세지 않는다고 했잖아."

"대략이라도요."

나린은 마을 안쪽을 바라봤다.

"하루라는 아이가 마셨어."

이안은 꽃을 건넸던 아이를 떠올렸다.

"그 아이가 떠났습니까?"

"나가려고 했지."

"그런데 지금도 여기 있잖아요."

나린은 웃지 않았다.

"마을 밖까지 갔다가 돌아왔어."

"왜요?"

"저녁이 왔으니까."

나린은 더 설명하지 않고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이안은 그녀를 따라갔다.

"새벽정원으로 가는 길을 알려 주겠다고 했습니다."

"몸이 나으면."

"이제 걸을 수 있습니다."

"절뚝거리면서?"

"사막을 다시 걷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나린이 멈춰 섰다.

"왜 그렇게 서두르지?"

"목적지가 있으니까요."

"그 목적지가 없어지나?"

이안은 대답하지 못했다.

"며칠만 더 쉬어."

"며칠이요?"

나린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시간이 중요해?"

통합도시에서는 시간이 늘 중요했다.

출근 시간, 감정검사 시간, 상담 시간, 교정 시간.

도시를 나온 뒤에는 해가 지기 전에 은신처를 찾아야 했고, 식량이 떨어지기 전에 다음 장소에 도착해야 했다.

그런데 이곳에는 해가 지지 않았다.

식량도 있었고 물도 있었다.

아무도 그들을 쫓아오지 않았다.

도윤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당장 그를 찾을 방법도 없었다.

유진이 미라를 기다리는지도 알 수 없었다.

어머니의 문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며칠 더 쉬겠습니다."

이안이 말했다.

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생각했어."

그날 이안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밭의 수로를 고쳤다.

미라는 아이들에게 오래된 방송 장치를 분해하는 법을 알려 줬다. 아이들은 가상 얼굴보다 장치 안쪽의 반짝이는 부품에 더 관심을 보였다.

노바는 충전을 계속했다.

두 번째 식사 때 사람들은 긴 식탁에 모였다.

갓 구운 빵과 채소 수프, 말린 과일이 나왔다. 누군가 현악기로 느린 곡을 연주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누구도 이안의 과거를 묻지 않았다.

미라의 재판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노바에게 쓸모를 증명하라고 하지 않았다.

따뜻한 음식과 음악, 사람들의 낮은 웃음소리가 있었다.

이안은 자신이 이런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있었는지 생각했다.

통합도시에서 쉬는 시간은 다음 업무를 위한 회복 절차였다.

개인화 네트워크의 집은 그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진 환상이었다.

이곳의 식탁은 달랐다.

음식은 조금 탔고, 음악은 가끔 음이 틀렸으며, 옆자리에 앉은 아이는 수프를 흘렸다.

불완전했지만 실제였다.

그날 밤이라고 불러야 할 시간에도 하늘은 여전히 오후였다.

이안은 따뜻한 빛 아래서 잠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도 같은 빛이었다.

그다음에 잠들었을 때도.

그리고 그다음에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처음 물은 사람은 노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