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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2) 선택하려는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김이안."

"왜?"

이안은 수로 옆에 앉아 나무 조각을 다듬고 있었다.

"출발 예정 시점을 확인하겠습니다."

"몸이 다 나으면."

"김이안의 발목은 일상 보행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장거리 이동은 아직 어렵잖아."

"장거리 이동 적합도 76퍼센트입니다."

"조금 더 회복하면 좋겠군."

노바의 푸른 렌즈가 이안을 향했다.

"이전에도 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언제?"

"현재 시각 기준 73시간 전."

이안의 손이 멈췄다.

"사흘 전에?"

"예."

"우리가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지?"

"227시간 18분."

이안은 숫자를 계산했다.

"아홉 일이 넘었어?"

"예."

그는 마을을 둘러봤다.

아홉 날이 지났다는 느낌이 없었다.

식사를 몇 번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잠들고 깨어날 때 하늘이 같았다.

몸은 나았고, 노바의 충전도 끝나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누구도 길에 관해 말하지 않았다.

"미라는 알고 있나?"

"미라에게도 출발 시점을 확인했지만 답변이 보류되었습니다."

이안은 미라를 찾았다.

그녀는 아이들과 정원에 있었다. 흙투성이 손으로 작은 꽃들을 옮겨 심고 있었다.

왼쪽 뺨의 흉터에는 땀이 맺혀 있었다.

"우리가 여기 온 지 아홉 날이 지났습니다."

이안이 말했다.

미라가 손을 멈췄다.

"그렇게 오래요?"

"노바가 계산했습니다."

"이상하네요."

그녀는 하늘을 바라봤다.

"한 사흘쯤 된 줄 알았어요."

"떠날 생각은 했습니까?"

미라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이제 막 몸이 나았잖아요."

"나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죠."

"그런데 며칠 전에도 했답니다."

미라는 흙을 다시 만졌다.

"조금 더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왜요?"

"여기 사람들은 우리를 이용하지 않아요."

"그건 맞습니다."

"관심도도 묻지 않고, 유진 이야기도 안 해요."

"그것도."

"노바도 수리할 수 있고요."

"미라 씨."

이안이 그녀 앞에 앉았다.

"유진을 만나러 가겠다고 했잖아요."

미라의 손가락이 흙 속에서 멈췄다.

"유진은 내가 찾아오는 걸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가지 않겠다고요?"

"그게 존중일 수도 있잖아요."

"유진은 만나고 싶은지 아직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사실상 거절일 수도 있어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럼 왜 가야 하죠?"

이안은 대답하지 못했다.

미라는 처음으로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당신도 어머니를 찾아야 한다는 말을 요즘 안 하잖아요."

"나는—"

"여기서는 손목 문장도 안 나타나죠?"

이안의 손이 저절로 손목으로 향했다.

"어머니가 이제 그만하라는 뜻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단순히 작동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새벽정원이 없는 걸 수도 있고요."

미라의 목소리는 공격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평온했다.

"우리는 이미 많이 봤잖아요. 도시 밖에도 사람들이 살고, 선택하면서도 서로 도울 수 있다는 걸."

"그게 새벽정원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까?"

"새벽정원이 장소가 아니라면요?"

확신거래소에서 보았던 주장 중 하나였다.

도착한 사람의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장소.

이안은 오후정착지를 바라봤다.

아무도 그들을 붙잡지 않았다.

사람들은 서로 도왔고, 이름을 기억했다.

아이들은 웃고 있었다.

이곳을 새벽정원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여기서 살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미라가 말했다.

그 말은 유혹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피곤한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의 몸에 맞는 의자를 발견했을 때 내쉬는 숨과 같았다.

이안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걷지 않아도 된다.

어머니가 왜 자신을 보냈는지 몰라도 된다.

도윤을 용서할지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새벽정원이 존재하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는 모든 질문을 버릴 필요도 없었다.

그저 내일로 미루면 됐다.

"한 번도 떠날 필요가 없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미라가 말했다.

"조금 더 있다가 가면 되죠."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날 두 번째 식사 후, 노바가 두 사람을 불렀다.

노바의 충전 상태는 100퍼센트였다. 왼팔 출력도 82퍼센트까지 회복됐다. 사막에 들어가기 전보다 기체 상태가 좋아져 있었다.

"오후정착지의 환경 신호를 분석했습니다."

노바가 말했다.

"무슨 신호?"

이안이 물었다.

"인공 광원 외에 저주파 신경조절 신호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라의 얼굴이 굳었다.

"감정을 조종한다는 뜻이에요?"

"정확히는 미래 예측과 장기 계획에 관여하는 생체 반응을 약화합니다."

"쉽게 말해."

이안이 말했다.

노바는 잠시 표현을 정리했다.

"현재의 편안함을 오래 유지하고 싶게 하며, 미래의 필요를 덜 긴급하게 느끼게 합니다."

미라가 주변 사람들을 바라봤다.

"기억을 지우는 건 아니죠?"

"아닙니다."

"판단도 할 수 있고?"

"가능합니다."

"그럼 단순히 진정시키는 치료 아닌가요?"

"초기 목적은 외상 후 회복이었습니다."

노바가 하늘의 인공 태양을 바라봤다.

"그러나 장기간 노출 시 시간 인식이 약해지고, 출발과 변화에 대한 동기가 감소합니다."

이안이 물었다.

"우리가 아홉 날을 사흘로 느낀 것도?"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라는 즉시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정원 쪽을 바라봤다.

아이들이 꽃을 심고 있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남아 있어요."

"예."

노바가 대답했다.

"신호를 차단해도 떠날 가능성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감옥은 아니네요."

미라가 말했다.

"물리적 감금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노바는 잠시 멈췄다.

"다만 선택하려는 능력이 환경에 의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