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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말 여기서 살고 싶은 건지
그녀가 말했다.
"예."
이안이 대답했다.
나린은 물통을 건넸다.
"새벽정원으로 가는 길을 알려 주세요."
나린은 어두운 지평선을 가리켰다.
"밤이 완전히 내려오면 북쪽에 별 하나가 나타나."
"어떤 별입니까?"
"다른 별들은 움직이지만, 그 별은 움직이지 않아."
노바가 말했다.
"북극성 또는 인공항법 신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별을 따라가면 오래된 철도 교량이 나와."
나린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교량 아래에 마지막 검문소로 가는 정비선이 있어."
"마지막 검문소?"
이안이 물었다.
"새벽정원에 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곳을 지나갔다고 했어."
"당신도 갔습니까?"
나린은 고개를 저었다.
"두 번 출발했어."
"두 번 다 돌아왔고요?"
"그래."
"왜?"
"첫 번째는 딸의 목소리 때문에."
나린은 오후정착지를 돌아봤다.
"두 번째는 내 목소리 때문에."
"무슨 말을 했습니까?"
"이제 와서 떠나 봐야 너무 늦었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나린은 잠시 침묵했다.
"오후 안에서는."
그녀는 물통을 이안에게 건넸다.
"밖에서 내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어."
미라가 물었다.
"같이 갈래요?"
나린의 눈이 흔들렸다.
마을 안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아이의 목소리였다.
"나린!"
나린은 그쪽을 돌아봤다.
오래 머문 사람들.
자신이 돌봐 온 아이들.
자신이 관리하지 않으면 멈출 수 있는 반사판과 신경조절 장치.
그곳에는 죽은 딸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은."
나린이 말했다.
미라는 그 대답을 판단하지 않았다.
"알겠어요."
나린은 세 사람을 바라봤다.
"밖에서 저녁을 견디지 못하면 돌아와도 돼."
"다시 받아 줍니까?"
이안이 물었다.
"이름을 말하면."
폐기구역의 문해라와 같은 대답이었다.
그러나 의미는 달랐다.
"다만 돌아오기 전에 하나는 물어."
나린이 말했다.
"정말 여기서 살고 싶은 건지, 아니면 밖에서 느끼는 것을 멈추고 싶은 건지."
그녀는 오후의 빛 안으로 돌아갔다.
세 존재는 어두운 사막을 향해 걸었다.
몇 걸음마다 미라의 몸이 떨렸다.
유진이 죽어 있는 장면이 보인다고 했다.
이안에게는 삭제했던 사람들이 나타났다.
노바는 기억에 없는 목소리들을 들었다.
"관리자 김서윤."
노바가 갑자기 말했다.
"어디 있습니까?"
이안이 노바를 붙잡았다.
"지금 보이는 건 실제가 아닐 수 있어."
"김서윤이 저를 호출합니다."
"어떤 말을 하지?"
"김이안을 오후정착지로 복귀시키라고 합니다."
이안의 얼굴이 굳었다.
"그 명령을 따를 거야?"
노바는 대답하지 못했다.
"상위 관리자 음성 패턴과 일치합니다."
"복제일 수 있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보호 명령과 내용이 일치합니다."
노바의 왼팔이 이안의 팔을 붙잡았다.
힘은 강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안정적이었다.
"김이안. 정착지로 돌아가십시오."
미라가 노바를 바라봤다.
"노바."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기로 선택했어요."
"선택은 정서 반응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안은 노바의 손을 내려다봤다.
노바는 그를 끌고 가지 않았다.
그러나 놓지도 않았다.
"네가 나를 강제로 데려갈 수 있나?"
이안이 물었다.
"현재 기체 출력으로 가능합니다."
"그렇게 할 거야?"
노바의 내부에서 검색음이 반복됐다.
한동안 세 존재는 경계선 가까이에 멈춰 있었다.
뒤에는 오후의 빛.
앞에는 실제 밤.
노바는 이안의 생존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김이안이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두 판단은 함께 수행될 수 없었다.
마침내 노바의 손이 풀렸다.
"강제 복귀를 실행하지 않습니다."
"왜?"
"김이안이 보호 명령의 대상이기 전에 선택의 주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안은 노바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고마워."
"그러나 권고는 유지합니다."
"그것도 기억할게."
세 사람은 다시 걸었다.
얼마 후 오후정착지의 빛이 모래언덕 뒤로 사라졌다.
완전한 밤이 찾아왔다.
하늘에 수천 개의 별이 나타났다.
미라는 고개를 들어 별들을 바라봤다.
"움직이지 않는 별이 어느 거죠?"
노바가 분석을 시작했다.
"관측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 사람은 낮은 언덕 위에 앉아 별들의 움직임을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자 대부분의 별이 아주 조금씩 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북쪽 하늘 낮은 곳에 희미한 푸른 별 하나가 같은 자리에 남아 있었다.
"저겁니다."
노바가 말했다.
이안은 별을 바라봤다.
어머니가 길에 남겼던 파란 별과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손목의 문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은 스스로 그 별을 선택했다.
세 존재는 북쪽으로 걸었다.
저녁의 목소리는 계속 따라왔다.
미라는 몇 번이나 멈췄고, 이안도 뒤를 돌아봤다.
오후정착지의 빛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돌아가는 방향은 알고 있었다.
열린 길이었다.
그 사실이 오히려 계속 걷기 어렵게 했다.
"저 빛이 다시 보이면 돌아가고 싶을 것 같아요."
미라가 말했다.
"안 보여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안이 대답했다.
노바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계속 가는 선택이 동시에 확인됩니다."
이안이 웃었다.
"그 말은 기억하는군."
"제 언어 패턴에 존재합니다."
"누가 가르쳤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아."
노바는 그 말을 저장했다.
몇 시간 뒤, 지평선에 철도 교량이 나타났다.
낡은 기둥들이 검은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교량 위의 선로는 오래전에 끊겼지만, 아래쪽 정비선에는 희미한 전력 신호가 남아 있었다.
세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자 노바가 갑자기 멈췄다.
"다수의 이동 신호가 접근합니다."
"어디서?"
"후방."
이안이 돌아봤다.
오후정착지가 있는 방향의 하늘이 붉게 밝아지고 있었다.
인공 태양의 빛이 아니었다.
여러 대의 비행체가 모래바람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탐조등이 사막을 훑었다.
미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회수팀이에요?"
노바가 신호를 분석했다.
"통합도시 보안식별자 확인."
도윤이 위치를 전송한 뒤 그들을 추적하던 회수팀일 가능성이 컸다.
침묵의 사막에서는 신호가 끊겼지만, 오후정착지의 전력망에 접속한 순간 흔적이 남은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위험해집니다."
미라가 말했다.
"추적 대상은 우리입니다."
이안은 오후정착지 방향을 바라봤다.
나린과 하루, 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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