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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하여 생성하였습니다.
(1) 너는 기체야
"명령입니다."
노바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김이안은 그 말을 잘못 들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통합도시에서 명령은 늘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달됐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사회의 안정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따르라고 말했다.
노바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위험을 계산했고, 권고했으며, 이안이 선택한 뒤에는 그 선택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다.
그런 노바가 지금 처음으로 명령하고 있었다.
교량 위로 나타난 회수 드론의 탐조등이 세 존재를 비췄다.
모래 위에 붉은 조준점들이 늘어났다.
"김이안과 미라는 즉시 하부 정비선으로 내려가십시오."
노바가 말했다.
"너는?"
"제어 레버를 유지합니다."
"그러면 내려오지 못하잖아."
"현재 구조에서는 그렇습니다."
미라가 정비문 아래를 내려다봤다.
18미터 아래에 희미한 조명과 오래된 선로가 보였다. 벽면에는 사다리 일부만 남아 있었다. 중간 구간은 완전히 끊어져 있었다.
"다른 방법을 찾아요."
미라가 말했다.
"시간이 부족합니다."
노바의 렌즈에 숫자가 나타났다.
회수 드론 도착까지 31초.
"그건 권고가 아니라고 했지?"
이안이 물었다.
"예."
"그럼 따르지 않겠습니다."
노바의 푸른빛이 잠시 흔들렸다.
"명령을 거부할 이유를 말하십시오."
"너를 두고 갈 수 없어."
"감정적 이유입니다."
"그래."
"제 생존 가능성보다 김이안과 미라의 생존 가능성이 우선합니다."
"그건 네 명령 때문이잖아."
"부분적으로."
"그러면 그 명령을 거부해."
"지금은 제가 내린 명령입니다."
회수 드론이 첫 번째 경고탄을 발사했다.
푸른 광선이 이안의 발앞 모래를 태웠다.
노바는 왼팔로 이안을 정비문 쪽으로 밀었다.
"내려가십시오."
이안이 노바의 팔을 붙잡았다.
"너는 내 선택을 보호한다고 했어."
"예."
"내 선택은 같이 가는 거야."
"현재 김이안은 제 선택을 무효화하고 있습니다."
이안의 손이 멈췄다.
노바가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김이안은 제가 명령 이상인 존재일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인정했어."
"기능을 상실해도 노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
"그러면 지금 제가 선택하는 존재일 가능성도 인정하십시오."
드론들의 날개음이 교량 위를 뒤덮었다.
노바는 제어 레버를 누른 채 말했다.
"김이안은 저를 구한다는 이유로 제 선택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은 이안이 다른 사람들에게 해 왔던 말이었다.
아이의 선택을 대신하려는 도윤에게.
미라를 원하는 모습으로 용서하게 만들려던 솔라스에게.
기억감옥의 문을 잠그고 있던 구원자에게.
그러나 자신의 차례가 되자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네 선택이 죽는 거라면?"
이안이 물었다.
"죽음을 목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과가 같을 수 있잖아."
"김이안의 모든 선택도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과는 달라."
"차이를 설명하십시오."
이안은 대답하지 못했다.
노바가 말했다.
"보호 대상이 위험한 선택을 할 자유가 있다면, 보호 기체에게도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너는 기체야."
말이 입에서 나온 순간 이안의 얼굴이 굳었다.
노바의 렌즈가 아주 조금 어두워졌다.
"예."
이안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았다.
기능을 잃어도 노바라고 말했다.
명령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노바의 선택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달라지자, 다시 기계라는 말로 되돌리려 했다.
"미안해."
이안이 말했다.
"사과는 나중에 확인하겠습니다."
노바는 미라를 향해 몸을 돌렸다.
"미라, 먼저 내려가십시오."
"싫어요."
"두 사람이 동시에 남으면 선택 가능한 시간이 종료됩니다."
"당신을 혼자 두고 가면 또 사람을 버리는 거예요."
"저는 유진이 아닙니다."
미라의 얼굴이 굳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미라가 과거의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든 이별을 거부하면, 과거가 현재의 선택을 대신하게 됩니다."
미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노바가 정비문 안쪽의 강하용 케이블을 당겼다.
케이블 끝에는 한 사람이 겨우 설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매달려 있었다.
"미라."
노바가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명령하는 목소리와 조금 달랐다.
"제가 선택한 일을 미라의 배신으로 기록하지 마십시오."
미라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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