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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 정도면 됐어
노바의 푸른빛이 그를 비췄다.
"명령을 확인했습니까?"
오랫동안 이안은 대답하지 못했다.
통합도시에서는 명령을 확인할 때 정해진 문장을 말했다.
동의합니다.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그 문장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스스로 대답해야 했다.
"확인했어."
이안이 말했다.
"하지만 전부 따르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어."
"불완전한 동의를 확인했습니다."
노바의 목소리에 아주 미세한 잡음이 섞였다.
이안은 발판 위에 올라섰다.
"내려와."
"가능한 방법을 찾겠습니다."
"거짓말이야?"
노바는 잠시 멈췄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진술입니다."
이안은 눈물 속에서 웃었다.
"그 정도면 됐어."
강하 장치가 작동했다.
이안의 몸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노바의 모습이 점점 멀어졌다.
탐조등 속에서 홀로 레버를 누르고 있는 기체.
오른팔이 없고, 왼팔 하나로 문과 두 사람의 길을 붙잡고 있는 노바.
그 위로 회수 드론들이 다가왔다.
"노바!"
이안이 불렀다.
노바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왜?"
"너는 내 어머니가 남긴 장치가 아니야!"
과거의 노바가 그 말을 기억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현재의 노바는 잠시 멈췄다.
"추가 정의를 요청합니다."
"너는 노바야!"
이안의 목소리가 수직 통로 안에서 울렸다.
"그것이면 충분해!"
노바의 푸른 렌즈가 한 번 밝아졌다.
"정의를 저장합니다."
이안의 발판이 하부 정비선에 도착했다.
미라가 그를 끌어내렸다.
"노바는요?"
이안은 위를 올려다봤다.
노바는 아직 레버를 잡고 있었다.
정비선 옆에는 오래된 소형 열차가 서 있었다. 두 칸뿐인 보수용 차량이었다. 앞칸의 전면에는 희미한 문장이 남아 있었다.
북부 최종경계 정비선.
노바의 음성이 차량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두 사람은 열차에 탑승하십시오."
"또 명령이에요?"
미라가 물었다.
"예."
"싫다고 하면요?"
"시간이 부족합니다."
상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교량의 콘크리트 조각이 통로 아래로 떨어졌다.
이안과 미라는 열차 안으로 들어갔다.
차량 내부는 먼지로 가득했지만 전력은 살아 있었다.
노바가 원격으로 운전계를 작동시켰다.
비인간 정비인증 확인.
NV-04.
최종검문소 방향으로 출발합니다.
이안이 운전대 옆의 정지 레버를 붙잡았다.
"열차를 세우면 다시 올라갈 수 있어."
미라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노바가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 말을 정말 따를 겁니까?"
"모르겠어요."
미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래도 노바가 선택했다고 했잖아요."
"죽게 둘 수는 없어."
"당신은 지금 노바를 구하려는 거예요, 아니면 노바를 잃은 사람이 되기 싫은 거예요?"
이안의 얼굴이 굳었다.
잔인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미라는 손을 놓지 않았다.
"나도 유진을 돕지 못했던 사람이 되기 싫어서, 모든 사람을 붙잡고 싶었어요."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그런데 누군가 떠나는 걸 막는다고 과거가 바뀌지는 않잖아요."
"노바는 아직 살아 있어."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거예요."
열차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이안은 정지 레버를 바라봤다.
그것을 당기면 열차는 멈출 것이다.
노바의 명령을 거부하고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러면 노바가 붙잡고 있는 레버와 열린 길은 의미를 잃는다.
그의 선택을 이안이 취소하는 일이 된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리게.
금속 바퀴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선로 위에서 비명을 질렀다.
이안은 정지 레버에서 손을 뗐다.
"미안해."
그가 중얼거렸다.
차량 스피커에서 노바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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