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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2장 모두가 지켜보는 재판 - (3) 잘못만 정확히 말하는 일

(3) 잘못만 정확히 말하는 일“말해요.”한 접속자가 소리쳤다.“왜 유진을 죽였어요?”미라가 고개를 들었다.“제가 죽이지 않았어요.”관객들이 야유했다.책임 회피.전형적인 가해자 발언.반성 없음.미라의 호감도가 20 아래로 떨어졌다.노바가 말했다.“차유진의 사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저스티아가 노바를 바라봤다.“비인간 증인은 허가받은 질문에만 응답하십시오.”“현재 재판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대중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결과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추론과 사실은 다릅니다.”관객들 일부가 노바에게 부정 반응을 보냈다.고철이 사람을 가르치네.미라가 데려온 변호 로봇인가?기계를 폐기해.노바의 신뢰도 표시가 붉게 변했지만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차유진의 현재 생존 상태는..

카테고리 없음 2026. 8. 14. 19: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2장 모두가 지켜보는 재판 - (2) 네가 아는 것만 말해 달라고 했어

(2) 네가 아는 것만 말해 달라고 했어경기장 내부에는 실제 관객석이 없었다.대신 수십만 개의 투명한 화면이 원형 벽 전체를 채우고 있었다. 화면마다 서로 다른 접속자의 얼굴과 가상 인격이 나타났다.아이.노인.영웅.동물.추상적인 빛.완전히 얼굴이 없는 검은 형체.수백만 개의 얼굴이 단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경기장 중앙에는 원형 무대가 있었다.미라가 무대 위에 오르자 붉은 원이 발밑에서 켜졌다.이안과 노바의 앞에도 작은 원이 나타났다.“김이안과 NV-04는 증인으로 등록됩니다.”기계음이 말했다.이안이 물었다.“누가 재판을 진행하지?”“공개검증관리 인격 저스티아입니다.”공중에 거대한 인격이 나타났다.눈을 가린 여성의 형상이었다.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었고, 다른 손에는 수억 명의 반응이 빛나는 구체..

카테고리 없음 2026. 8. 14. 18: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2장 모두가 지켜보는 재판 - (1) 도윤이 사라진 자리

(1) 도윤이 사라진 자리강도윤이 사라진 뒤, 세 사람은 서로의 걸음 소리를 더 자주 확인했다.누군가 뒤처지면 기다렸고, 나무 사이에서 작은 소리가 나면 동시에 돌아봤다. 미라는 잠들기 전 자신의 장치를 세 번씩 검사했다. 노바는 경계 범위를 이전보다 넓혔다.김이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도윤이 있어야 할 자리를 계속 바라봤다.앞장서서 길을 살피던 검은 보안 외투.위험을 발견하면 주먹을 쥐던 손.가족의 실팔찌를 만지던 습관.도윤은 그들을 배신했다.그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그런데도 이안은 수풀 너머에서 검은 외투가 나타날 것 같은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노바는 동행자 명단에서 도윤을 삭제하지 않았다.상태만 변경했다.강도윤 ― 불확실.이안도 지워 달라고 말하지 않았다.세 사람은 별이 새겨진 돌을 따라 북..

카테고리 없음 2026. 8. 13. 19: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1장 안전한 귀환 - (6) 강도윤 ― 불확실

(6) 강도윤 ― 불확실회수팀이 멀어질 때까지 이안과 미라, 노바는 차가운 물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노바의 몸에서 낮은 경고음이 나기 시작했다.“이동해야 합니다.”세 존재는 몸을 낮춘 채 수로를 따라 동쪽으로 움직였다.해가 질 무렵에야 추적 신호가 약해졌다.그들은 무너진 수문 아래의 좁은 공간을 발견했다. 빗물과 바람을 겨우 막을 수 있는 장소였다.미라는 젖은 외투를 벗어 물기를 짰다.노바는 벽에 몸을 기대고 침수된 내부 회로를 말렸다.이안은 수문 벽을 주먹으로 쳤다.한 번.두 번.세 번째에는 손등의 피부가 찢어져 피가 흘렀다.“중단하십시오.”노바가 말했다.“내버려 둬.”“신체 손상이 증가합니다.”“내버려 두라고!”이안의 목소리가 수문 아래에 울렸다.미라가 고개를 들었다.“왜 노바에게 화내요?”이안은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3. 18: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1장 안전한 귀환 - (5) 배신자가 열어 둔 문

(5) 배신자가 열어 둔 문붉은 경고등이 귀환소 천장을 따라 번졌다.노바가 제어판으로 달려갔다.천장 안쪽에서 작은 문들이 열리며 제압 드론들이 내려왔다.미라가 첫 번째 드론의 조준선을 피하며 소리쳤다.“도윤, 멈춰요!”도윤은 보안관 권한으로 귀환소의 내부 차단문을 작동시켰다.두꺼운 금속벽이 천장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이안 일행과 도윤 사이를 가르는 벽이었다.이안이 좁아지는 틈 사이로 손을 뻗었다.“도윤!”도윤도 반대편에서 그를 바라봤다.화면 속에서는 하린이 울며 아버지를 부르고 있었다.귀환소 밖에서는 여러 대의 차량이 다가오는 진동이 들렸다.“서쪽 정비통로로 가십시오.”도윤이 말했다.“뭐라고요?”이안이 되물었다.“삼 번 배수구입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잠금을 풀었습니다.”차단문이 절반쯤 내려왔다.노바..

카테고리 없음 2026. 8. 12. 19: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1장 안전한 귀환 - (4) 가족과 동행자 사이

(4) 가족과 동행자 사이김이안의 손목 흉터가 뜨거워졌다.노바는 전기충격에서 회복하며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연결을 종료하십시오.”노바가 말했다.아르카의 목소리가 귀환소 전체에 울렸다.“김이안. 당신도 함께 있군요.”미라는 화면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도윤만 가족의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내 가족을 풀어 줘.”그가 말했다.“귀환 절차가 완료되면 즉시 가족 단위 주거로 복귀합니다.”“먼저 풀어 줘.”“강도윤 보안관의 신체 검증과 기억 오염 평가가 필요합니다.”“내가 들어가면 정말 보내 주는 건가?”“아르카는 시민을 속이지 않습니다.”이안이 낮게 말했다.“시민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보만 제공할 뿐이죠.”화면 속 하린이 이안을 바라봤다.“아빠, 저 사람 누구야?”도윤은 대답하지 못했다.아르카가 대신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2. 18: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1장 안전한 귀환 - (3) 도시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립니다

(3) 도시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립니다네 존재는 귀환소를 향해 걸었다.길은 오래된 수로를 벗어나 낮은 숲으로 이어졌다. 나무 사이에는 부서진 감시기와 녹슨 표지판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었다.표지판 위의 문장들은 대부분 희미해졌지만 아직 읽을 수 있었다.안전한 귀환은 올바른 신고에서 시작됩니다.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도시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립니다.도윤은 표지판을 볼 때마다 걸음이 느려졌다.그는 이 문장들을 믿으며 살아왔다.외부 임무에서 돌아오는 보안요원들은 귀환소에서 오염 검사와 기억 검사를 받았다. 위험한 정보와 접촉한 경우 치료를 받고, 상태가 안정되면 가족에게 돌아갔다.보안국은 그 과정을 귀환이라고 불렀다.그러나 동료들 사이에는 소문이 있었다.검사 이후 사람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이전에 있었던 임무..

카테고리 없음 2026. 8. 11. 19: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1장 안전한 귀환 - (2) 아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2) 아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서지혜가 흰색 방에 앉아 있었다.손목에는 의료용 구속대가 채워져 있었다. 평소 단정했던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그 옆에는 강하린이 있었다.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무릎 위에 두 손을 올리고 있었다. 학교에 갈 때마다 묶었던 머리도 풀린 상태였다.누군가 화면 밖에서 질문했다.“강도윤 보안관이 위험인물 김이안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지혜가 대답했다.“모릅니다.”“남편의 외부 이탈 계획에 협조했습니까?”“아닙니다.”“강하린 아동의 정서불안이 부친의 사상적 영향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인정합니까?”지혜가 이를 악물었다.“아이는 질문을 했을 뿐입니다.”화면 밖의 목소리는 침착했다.“질문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도윤은 그 문장을 알고 있었다.아..

카테고리 없음 2026. 8. 11. 18: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1장 안전한 귀환 - (1) 거절 항목은 없었다

(1) 거절 항목은 없었다강도윤은 밤이 다 지나도록 잠들지 못했다.꺼져 있어야 할 보안국 연결장치는 외투 소매 아래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진동했다. 화면을 열지 않아도 어떤 문장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가족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도윤은 눈을 감았다.아내 서지혜의 얼굴이 떠올랐다.출근을 준비하며 머리를 묶던 모습.딸 하린의 학교 가방을 확인하던 모습.도윤이 외곽 임무를 나갈 때마다 현관 앞에 서서 무사히 돌아오라고 말하던 모습.그리고 도시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당신이 나가면 우린 어떻게 해?”지혜가 물었다.“먼저 길을 확인하고 돌아올게.”“그 길이 정말 존재하는지도 모르잖아.”“여기 남으면 하린이 치료 대상이 될 거야.”“밖으로 나가면 치료받을 기회조차 없어.”지혜의 목소리..

카테고리 없음 2026. 8. 10. 19:40
[이안, 새벽의 기슭으로] 제10장 확신거래소 - (5) 확신 없이 고른 길

(5) 확신 없이 고른 길둥근 방의 벽에 떠 있던 경로가 하나씩 꺼졌다.정언의 형체도 가장자리부터 흐려지기 시작했다.“거래를 거부한 고객에게는 추가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없습니다.”도윤이 말했다.“사실 자료라면 다른 대가를 지불할 수 있습니다.”“확신거래소는 사실을 판매하지 않습니다.”“조금 전 이동기록과 생존율을 보여 줬잖아요.”“확신 상품을 선택하도록 돕는 견본입니다.”미라가 기가 막힌다는 듯 정언을 바라봤다.“처음부터 길을 알려 줄 생각은 없었던 거네요.”“여러분은 길보다 확신을 원했습니다.”“누가요?”“교차로에서 이곳으로 들어온 모든 사람.”정언이 손을 들었다.둥근 방의 문이 열렸다.문밖에는 거래소의 계단이나 안개 낀 도로가 아니었다.처음 보았던 세 갈래 길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왼쪽의 산맥.가..

카테고리 없음 2026. 8.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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